• 미국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5일(미국 현지시간) "21세기 새로운 국제환경에 직면해 한국과 미국은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플랜을 짜야한다"며 "그것은 바로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1세기 한미 전략동맹 비전으로 △ 가치동맹 △ 신뢰동맹 △ 평화구축동맹 등 3대 지향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내 '지한파' 인사들의 모임인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만찬에 참석해 "지난 몇 년간 한미동맹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한미관계가 장기적인 동맹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이념과 정치논리에 의해 잠시 왜곡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한미 전략동맹 3원칙에서 가치동맹은 양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기반으로 한다. 또 신뢰동맹은 양국이 포괄적인 분야에서 서로 공유하는 이익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구축되며, 그리고 평화구축동맹은 한미 동맹이 동아시아 및 범세계적 차원의 전략적 이익을 공유함으로써 국제평화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은 군사,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포괄적인 분야에서 서로 공유하는 이익을 확대해나감으로써 신뢰동맹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뢰에 기반한 한미 군사동맹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더욱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할 것"이라며 "나아가 동아시아 국가들 간 안보신뢰와 군사적 투명성을 높이는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한다"고 말했다.

    연설 모두에 이 대통령은 "좋은 친구란 어떤 친구인가에 대해 생각해본다"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오랜 친구가 좋은 친구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한미의 굳건한 동맹관계를 표현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와 함께 한미FTA의 조속한 발효를 중점적으로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경우 FTA는 수출시장의 확대와 한국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데 매우 도움이 될 것이며, 미국에게도 선진화된 서비스 산업을 한국에 진출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동아시아로 시장을 넓히 는데 있어 한국 시장을 전략적 교두보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핵문제를 언급하며 "한미 양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은 역시 북한"이라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만, 그리고 북한이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도록 해야만 한반도의 궁극적인 평화와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은 외부의 위험 탓이 아니다"며 "북한은 핵 보유의도를 단념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자신에 대한 적대정책으로 혼돈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은 한민족이며 언젠가는 통일이 돼야한다"고 분명히 확인하면서 "국제사회도 한국이 북한에 대해 가지는 특별함을 이해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문제의 해결을 도모하고 나아가 남북한 공동번영을 추구함에 있어서 우리 대한민국은 인류 보편적 가치의 틀에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찬에 참석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호텔에 들어올 때 보니 많은 FTA 반대 시위자들이 있더라"면서 "(그러나) FTA는 한미 양국에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측이 밝혔다. 힐 차관보는 또 "우리는 한국 비자면제프로그램에 대해 모든 힘을 다해 돕고 싶다"면서 "북한 주민들도 이 자리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사라지고 함께 공존공영의 길을 걷자"고 강조했다.

    이날 만찬에는 코리아소사이어티 도널드 그레그 이사장, 에반스 리비어 회장을 비롯해 돈 오버도퍼 교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한미관계자 6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구티 에레즈 상무장관은 예정에 없이 참석해 이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매년 선정하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