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국정원 차장과 기조실장 인선을 단행했다. 해외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정보원 1차장에는 전옥현 비서실장이 승진 기용됐고 국내 업무를 맡는 2차장에는 김회선 전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이,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3차장에는 한기범 8국 단장이 각각 발탁됐다. 또 기조실장에는 김주성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외부 인사로 기용됐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새 국정원장 임명 이후 협의를 거쳐 정무직 간부 인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청문회가 증인채택으로 표류하고 있는 데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업무공백이 더 길어져서는 안된다는 판단 하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배경 설명했다.

    신임 전옥현 1차장은 충남 서천 출생으로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주유엔대표부 공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을 지낸 '해외파'로 분류된다. 청와대측은 "해외정보에 정통해 향후 자원외교 등을 위한 해외경제정보 분야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회선 2차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검찰 출신으로, 지난 2005년부터 김&장에서 일해왔다. 전 차장과 함께 내부발탁 케이스인 한기범 3차장은 대북정보 전문가로 NSC등 대북관련 부서를 두루 거친 인물이며, 서울대 출신이다.

    김주성 기조실장은 경북 봉화 출신으로,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대표이사를 지낸 코오롱 그룹에서 부회장을 역임한 '정통 코오롱맨'이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05년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영입됐다.

    이동관 대변인은 "내부에서 2명, 외부에서 2명을 균형있게 발탁한 것은 전문성과 연속성을 기하는 한편, 국정원의 개혁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두명의 외부 발탁 인사에도 법조인과 CEO를 기용, 국정원의 향후 활동이 법의 테두리에서 이뤄질 뿐 아니라 조직에 민간기업 못지않은 업무효율성을 기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과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세종문화회관 사장 시절 노사문제를 설득과 타협으로 해결했으며 경영실적도 뛰어났다. CEO역량을 국정원의 조직개혁에도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