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대 대선을 계기로 한국 정치는 이념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탈구조화 정치'로 변화됐고 향후 보수와 진보의 업적 경쟁은 치열해 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장훈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한국정치포럼(대표 백영철 건국대 교수)이 주최하고 '2007국민승리연합'이 후원한 ‘한국 정치의 선진화 방안’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 "17대 대선으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념 중심에서 능력 중심으로 '탈구조화' 됐다"며 "정치세력의 부침이 안정적인 정치세력의 연합보다는 단기적인 성과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민주화를 위한 민주주의의 시대를 넘어 능력중심의 민주주의 시대로 접어든 우리정치에서 한 정치세력의 장기적인 지배는 불가능하다"면서 "경제적 성과와 정치적 성과에 따라 독립적인 유권자들은 손쉽게 지지 방향을 바꾸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향후 보수와 진보의 ‘업적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현실주의로 유권자가 선회한 17대 대선은 1930년대 미국에서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을 탄생시켰던 선거, 1979년 영국에서 강력한 신보수주의의 등장을 가져왔던 총선 같이 새로운 유권자 집단이 등장하고 이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괄목할 만한 변화가 수반되는 '중대선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국 유권자들은 지난 해 말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한국 민주주의의 성격을 중대하게 변화시키는 선택을 했다"며 "노태우 정부-김영삼 정부-김대중 정부-노무현 정부를 이어오면서 지속되던, 이상주의를 향한 걸음을 멈추고 현실주의로 선회했다. 시민들은 ‘민주개혁’과 ‘평화’라는 구호보다는 ‘경제와 실용’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또 "이번 대선을 통해 한국인들은 민주주의의 주요한 핵심적인 두 기둥, 시민의 참여 (demos)와 통치(kratos) 중에서 통치 쪽으로 강조점을 옮겼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