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공천갈등이 23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박근혜 전 대표 간의 '화기애애'한 회동으로 봉합국면을 맞는 듯 보였지만,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친이-친박'간 주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어 당초 이날 회의에서 공심위 인선안을 마련키로 했던 총선기획단 4차 회의가 무산됐다. 따라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던 총선기획단의 공심위 구성안도 처리할 수 없게 돼 공심위 구성이 묘연해졌다. 

    박 전 대표 측 좌장격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박근혜 간 회동 결과와 관련, "두 분의 회동 결과와 공심위 구성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박측'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겠다는 말만 믿고 너무 일방적인 명단에 합의해 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당선자와 박 전 대표가 회동을 해서 말로는 공정 공천을 한다고 하지만 지금처럼 일방적인 명단을 우리가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합의 못한다"면서 "('친이'측에서) 밀어 붙이면 막겠다. 답답하다. 오늘 회동에 앞서 서로 원만하게 합의를 봐서 문제들을 다 봉합되는 (두분의) 만남이 됐으면 참 좋았을 것 같은데…"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또 "국민의 숙원인 정권교체를 이루고 새롭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우리도 새 정부에 협조할 생각"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동안 여러가지 신뢰가 깨져서 회복이 필요했고, 오늘 두 분의 만남이 신뢰를 회복하고 갈등을 종결하는 좋은 만남이라 생각하고 박 전 대표가 가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총선기획단 회의에 참석했던 강재섭 대표, 이방호 사무총장과 당 대표실에서 20여 분간 3자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먼저 자리를 나온 강 대표의 얼굴은 어두웠고 "회의 내용이 어땠느냐"는 기자들의 '끈질긴' 질문에도 "합의해야 되겠죠"라고만 해, 공심위 구성을 두고 양 계파간 갈등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이 총장에게도 기다리던 기자들이 논의 내용을 물었지만 말한마디 없이 급히 자리를 떴고, 김 최고위원은 "여전히 평행선"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도 "당 공심위에 우리 쪽 사람 한사람만이라도 들어가야 된다는 것이 우리의 요구사항"이라며 "답답하다. 합리적인 요구 아니냐"고 말했다. 공심위에 '박측'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한사람만 이라도 넣어달라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꼭 (공심위 인원이)11명으로 고정된게 아니니까 두명 더 늘려서 우리쪽 사람 한 사람 넣어달라고 해도 또 '안된다'한다"면서 "공심위 심사과정은 굉장히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에 우리측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 총장이 선약을 이유로 먼저 자리를 떠 김 최고위원은 이 총장에게 "약속이 끝나면 전화를 달라. 여의도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해 공심위 구성에 대한 합의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