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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유정복 의원이 21일 박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을 언급해 한나라당 내 공천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평소 신중한 성격의 유 의원은 '친박' 내에서도 온건파로 분류되는 인물로, 박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유 의원의 이 같은 비중 때문에 그의 말에 박 전 대표의 의중이 담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있다.
박 전 대표의 중국 방문을 수행한 유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총선 공천이 '친이' 측 의중대로 관철될 경우 탈당 외에 뾰족한 대응카드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는 공천 문제를 정당개혁, 정치발전의 중요한 요체로 보고 있다"면서 "그래서 이 부분이 잘못 된다 할 것 같으면 지금까지 정말 애써서 이룩한 한나라당의 현재의 정치개혁이나 정치발전이 매우 중대한 위기를 맞게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호한 의지로 지난 번에도 말씀드린 바가 있다"고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그 가능성은 탈당도 경우에 따라서는 포함 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지금 구체적 방법을 얘기할 순 없겠으나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탈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재오 의원의 '계파 챙기기' 비판과 관련해서도 유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 입장이었으나 2년 3개월 동안 당 대표를 지내는 동안에도 계보나 계파니 하는 파벌정치를 철저히 배격해왔다"고 강조하면서 "오늘의 한나라당이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정치개혁을 이루도록 한 분으로, 지금도 이런 정치적 신념에 변함이 없고 따라서 만약에 이러한 정치개혁이 후퇴한다면 결코 이를 두고 보고만 있을 순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런 진정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마치 지분 챙기기 시각으로 보는 것은 잘못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경우에 따라서는 이게 의도가 있는 발언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면서 "박 전 대표가 국익을 위한 외국 방문 중에 이런 잘못된 비판을 하는 것은 정치도의상으로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 의원의 '의도성'에 대해선 "박 전 대표 견제의 시각인지 아니면, 실질적으로 여러 가지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명분으로서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공천문제에 박 전 대표 쪽에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게 하려는 것까지도 의혹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천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의중이 반영돼야 한다"는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 당선자도 공천은 당에서 할 일이다고 말했다"면서도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나서서 이 당선자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한다면 이것은 이 당선자의 말은 진정성이 없다는 것으로 들리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아니면 그렇게 말하는 분의 과잉충성으로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면서 안 원내대표를 겨냥한 뒤 "당헌·당규에서는 과거 제왕적 총재 출현을 막기 위해서 당권·대권 분리정신을 담아놓고 있고 이것이 한나라당이 그 동안 추진해온 정치개혁의 아주 중요한 핵심적인 부분 아니냐. 한나라당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