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17일 당내에서 벌어지는 공천문제 내홍에 대해 "옛날 야당 하듯이 계보를 챙기고 '언제까지 무엇을 해라, 좌시하지 않겠다'고 하면 국민들 눈에 곱게 비치겠느냐"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KBS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국민이 이명박 대통령을 뽑아준 큰 의미하고는 매우 어긋나는 행보를 하고 있지 않느냐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박 전 대표를 겨냥해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중국 특사를 수용함에 따라 당내 공천갈등이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 의원의 이날 발언을 통해 '친박'계 인사들의 반발이 다시 거세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그는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 잘하고 경제 살리고 나라 새롭게 하라고 뽑았는데 당이 그걸 뒷받침 하지는 못하고 벌써부터 '내 몫, 네 몫 내놔라' '무슨 측은 어떻고, 무슨 측은 어떻고' 한다"면서 "나는 혹시 당에 그런(공천) 갈등이 있을까봐 나와 친한 '국가발전전략연구회'라는 조직을 당내 최대조직이었는데 스스로 해체했고, 또 내 스스로 '갈등과 분열의 중심에 서지 않겠다' '앞으로는 정말 투쟁의 역사를 끝내고 섬김의 역사로 가겠다' '나를 갈등과 분열의 지렛대로 사용해도 나는 거기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까지 밝혔는데 계속 '누구 측은 어떻게 이야기한다' '우리 측은 어떻게 언제까지 뭘 해라'하면 국민들 눈에 그게 어떻게 비치겠느냐"고 '친박' 측을 몰아붙였다.

    이 의원은 '친박'측의 2월 공천 주장에 "시간적으로 할 수 없다"면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 전에는 공천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직 국회정책위특위에서 선거구 조정과 선거구별 인원책정, 선거법 확정 등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공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 당선자가 취임하고 난 다음에야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 지지도와 신뢰도를 알수 있다"며 "이명박 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한나라당에 안정 의석을 확보해줘야 되겠다'고 하는 분위기가 잡혀야 이명박 브랜드로 공천을 하고 선거를 치르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최고위원직 사퇴로 공석으로 남아있는 최고위원직 재출마에 대해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당내에서 꼭 다시 해야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하면 안된다는 사람도 있고 의견이 분분해 러시아가서 찬바람 좀 쐬고 와서 생각을 정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일부터 이 당선자의 특사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