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7일 청와대의 업무보고가 미뤄진 것과 관련, 일각의 인수위-청와대 간 갈등설을 일축하며 "당과 인수위 간 회동 일정이 오늘이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비서진이 꾸려진 다음에 업무보고를 받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수위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에 청와대 비서실로 부터 업무보고를 받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인수위 측이 요청해 갑자기 보고를 보류시켰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전날 비서실 일반현황과 업무인계계획서 등을 담은 보고서를 인수위에 제출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와의 갈등 때문에 (업무보고가) 연기된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청와대 업무보고가 미뤄진 것은 오늘 당과 인수위 간의 협의가 당의 강력한 건의로 이뤄졌고, 사실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청와대와의 업무협의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 당선자측의 청와대 비서실이 꾸려진 다음 실무적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 청와대 비서실 진용이 확정된 뒤에 실무적 인수인계를 위한 업무보고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잇따라 인수위에 각을 세우면서 업무보고가 미뤄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노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 "인수위는 다음 정부 정책을 준비만 하는 곳이지 지금 집행하는 곳이 아니다"며 "더더구나 호통치고, 자기 반성문 같은 것을 요구하는 곳은 아니다"고 주장했고, 4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는 "나가는 사람 등 뒤에 소금 확 뿌리지 말라"고 트집을 잡았다. 이에 대해 인수위는 "노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잘못됐다. 우리는 물러나는 사람하고 정책 또는 토론이나 시비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인수위와 한나라당은 서울 전경련 회관에서 오찬모임을 갖는다.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은 이날 아침 간사단회의에서 "인수위와 당과의 연석회의는 10년 만에 당정협의체가 부활하는 신호가 되는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이라며 "당은 이 당선자의 국정운영 철학을 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고 이 당선자도 당의 국정 철학을 반영할 수 있도록 당과 당선자 협조체제가 원활해져야 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