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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9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 됐으니까 정치발전에도 관심을 가지시고 발전을 시켜주길 바란다"며 당내 공천시기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국민들이 볼 때 밥그릇 챙기기나 하는 걸로 보이면 안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당선자와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통의통 금융감독원 연수원 당선자 집무실에서 약 40여분간의 회동을 갖고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 간 회동은 대선 이후 처음이자 지난 9월 7일 만남 이후 근 4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자에게 당내 공천 시기 논란과 관련 "사실 공천 문제나 기타 이런게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초석이 된다"면서 "거기서부터 삐걱거리지 말고 안정적으로 돼야한다"고 거듭 조속한 공천 단행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 당선자는 "국민들이 볼 때 밥그릇 챙기기나 하는 걸로 보이면 안된다"며 "(공천문제를) 아주 공정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정치권에 바라는게 있고 또 한나라당에 바라는게 있다. 잘해야할 책임이 당대표에게도 있고, 우리가 옆에서 그렇게 되도록 해야한다"면서 "그래야지 5년간, 또 이 다음 4월 선거에서 과반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당선자는 "앞으로 개혁적인 부분과 민생 살리고 해야하는데 국회가 굉장히 중요해진다"면서 "그래서 정말 국민이 원하는 정치변화를 가져와 (한나라당 의석이)과반수가 되도록 박 전 대표가 애를 더 써야 한다"고 박 전 대표의 총선에서의 역할을 주문했다.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자에게 "세 가지를 부탁하겠다"며 "경제를 반드시 살려주고, 흔들렸던 나라 정체성을 바로 잡아주길 바라며 정치가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길 바라겠다"고 말했고, 이 당선자는 "내가 바라는 것과 똑같다"고 화답했다.
회동 이후 대통령 당선자 주호영 대변인은 삼청동 금융연수원 인수위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비공개 부분에 대해)두 분이 별도로 언론에 알릴 게 없다고 말했다"면서 "나갈 때 엘리베이터까지 당선자가 배웅을 할 정도로 유쾌하고 유익한 만남이었다"고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전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은 공당인데 들리는 말이나 보도를 보면 공천이 많이 늦춰진다는 것 같다"면서 공천 시기를 내년 2월 이후로 늦추자는 이 당선자측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