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차기 정부에서는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eindly, 친기업적) 정부를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라며 경제대통령으로서 의지를 밝혔다. 이 당선자는 2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가진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일자리는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함으로써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는 기업투자를 활성화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 외에 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인사말에서 "대선이 끝나고 가장 먼저 전경련을 찾은 이유는 새 정부는 기업인들이 마음 놓고 기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드리겠다는 약속과 온국민이 바라는 일자리 창출에 기업이 적극 협력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 자신이 (대기업 경영자의) 경험이 있다"면서 "기업인들이 수지가 맞지 않는데 투자할 수는 없다. 투자여건이 돼야한다"며 CEO출신으로서 재계의 깊은 이해를 나타냈다. 이 당선자는 또 "기업도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경영을 하길 우리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며 "기업 스스로가 앞으로 해야할 역할"이라고 당부했다.

    이 당선자는 이어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기초질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새 정부에서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 것이며, 노사문화의 근본은 준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노사분규로 인해 기업이 피해를 입었고, 외국기업의 투자를 막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기간 한국노총이 조합원 투표를 통해 자신을 공개 지지한 것을 언급하며 "노조도 사용자측과 상생하는 길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업도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드는 데 적극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대선 이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인해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당선자는 "부동산정책은 다소 변화를 가져와야하지만 제가 취임한다고 해서 부동산값이 오르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주택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또 "지난 5년간 너무 (부동산값이) 오른 게 사실"이라며 "현 정부의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에서 공급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며, 시장경제 원칙을 지키면서 부당한 개발이익으로 부동산가격이 오르는 것을 억제하는 정책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정책은 절대 없다"며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는 시장에서 융통성있도록 정책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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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당선자는 인수위 내 별도기구로 설치한 국가경쟁력강화특위를 소개한 뒤 "기업과 정부가 정기적으로 만나 형식적이 아니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표과적으로 기업의 건의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협조를 주문했다.

    앞서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경제계는 경제대통령의 탄생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우리나라 선진화를 앞당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조 회장은 재계를 대표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구축을 위한 사회 안정 ▲각종 규제 정비 ▲불법 노사분쟁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 등을 건의했다.

    조 회장은 특히 "지난 5년 간 경제계와 정부간의 대화가 부족했다"면서 "이 모임을 계기로 정부와 경제계가 자주 만나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면 저절로 합심, 협력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당선자측에서 인수위의 이경숙 위원장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 강만수 경제1분과위 간사 최경환 경제2분과위 간사와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재계에서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 20여 명이 자리했다.

    이 당선자는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이건희 회장에 대해 "별 일 없으십니까"라는 인사말을 건넸고 정몽구 회장에게는 "여수엑스포 유치하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라고 격려했다. 보복폭행 사건으로 사회봉사명령을 이행중인 김승연 회장에게는 "요즘 열심히 하시더라"고 인사했다. 차례로 악수를 나눈 이 당선자는 "이렇게 줄 서있는 거 보기 싫으니까 다들 오시라"며 특유의 농을 던지며 자유로운 형식의 간담회가 되도록 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