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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아직 경선에 매달려 짝을 지어 수근수근 하는 모습은 시대에 맞지 않다"며 "미래를 향해 한나라당은 나가야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2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 당원협의회 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당의 단합을 주문했다.
당권·대권분리 논란 등 내년 총선과 관련한 당내 갈등 조짐을 서둘러 차단하고, 당의 결집을 통해 집권 후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국정운영을 시작하기 위한 초석다지기로 풀이됐다.
이 당선자는 대부분의 의원, 당협위원장이 자리한 가운데 "어제 일에 매달려서는 안된다. 가끔 언론을 보면 아직 경선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의원이 있다는 점에 답답하다. 경선은 까마득한 과거다. 또 본선에서 19일 승리했던 일도 이미 과거로 흘러갔다"며 "털어버리고, 미래를 향해 나가야한다"고 당부했다.
강재섭 대표를 위시한 당 지도부와 정몽준 의원, 시도당위원장 등이 헤드테이블에 위치했으며, 김무성 유승민 김재원 이혜훈 의원과 이정현 위원장 등 '친박'인사들도 이 당선자를 축하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도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박 전 대표와 가까운 관계자는 "자신이 참석할 경우 주목을 끌게 되면 안된다는 이 당선자에 대한 배려의 의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당선자는 "이제 한나라당은 정말 국민을 위해 나가야한다"며 "어쩌면 개인의 희생이 따른다. 여러분은 함께 국정을 책임을 갖고 같이 해야할 동반자"라고 말했다. 그는 "저를 지지했던 사람도 모여서 뭐라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은 2002년도와 다를 것이 없다"며 경고했다.
이 당선자는 "모여서 수근거리면 자기 위치를 지킬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지킬 수 없다는 허약한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국민의 기대가 뭔가에 함께 해주길 부탁한다. 강재섭 대표를 만나서도 몇가지 부탁했다. 어떤 것도 마음을 열고 힘을 모아야한다"며 말했다.
이어 이 당선자는 "대통령이 됐다고 치더라도 함께 힘을 모아 나가야 국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서 "짧은 기간 잘함으로써 4월 선거에서도 국민이 한나라당을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 그것이 선거전략이다. 다른 전략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이 됐으니 네편 내편이 없지 않느냐"며 "모두 하나돼서 국정을 잘 살펴 정말 대한민국 국민이 10년만에 한나라당에 맡겨보니 '왜 일찍 안바꿨던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하자"고 역설했다.
이 당선자는 또 "지난 10년간 권위주의만 무너진 게 아니라 권위도 무너졌다"고 지적한 뒤 "권위를 찾기위한 방법을 쓰기보다 국민을 섬기는 낮은 자세로 임하면 국민이 새로운 권위를 세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5년간 책임지고 낮은 자세로 국정을 살피면 우리에게 더 긴 일할 기회를 줄 것이다"고 독려했다.
인사말에 앞서 이 당선자는 행사장을 돌며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고맙다" "수고했다"며 격려했다. 평소 즐겨 매는 한나라당 상징색인 푸른 색 넥타이 차림으로 참석한 이 당선자는 자신을 위한 건배 제의에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참석자들과 잔을 맞대기도 했다. 이계진 의원은 건배사를 통해 "이 당선자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고 주문하면서 "(건배하는) 포도주는 표다. 다마시면 당선 될 것"이라고 농담해 분위기를 띄웠다.
이 당선자는 당 연석회의에서 오찬한 뒤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태안지역을 찾아 자원봉사자와 사고처리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피해주민들을 위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