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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이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친노'라고 표현돼 온 우리는 '폐족'(廢族, 조상이 큰 죄를 짓고 죽어 그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가문, 족속)"이라면서 "죄짓고 엎드려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들과 같은 처지"라고 심경을 밝혔다.
26일 안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는 폐족입니다'는 글을 게재하고 "집권 10년의 역사를 계속해서 지키지 못한 것, 거대 집권 여당 세력을 단결된 세력으로 가꾸고 지키지 못한 것 등 이 모든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싸움이 한창이던 지난 계절에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이 실패했느냐고 항변하며 싸움을 독려했지만, 민주개혁세력이라 칭해져 왔던 우리 세력이 우리 대에 이르러 사실상 사분오열, 지리멸렬의 결말을 보게 했으니 우리가 어찌 이 책임을 면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또 안씨는 "그래도 불가능했던 정권 재창출도 했고, 최초의 여당도 만들었으니 이만하면 우리도 할 만큼 했다고 뒤로 자빠질 수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로, 새로운 세력으로 우리를 이끌고 정립시켜야 할 책임을 우리는 완수하지 못했다"며 '친노'진영을 향한 자책의 말을 이어갔다.
또한 안씨는 현 정부의 정책과 관련 "우리는 국민과 우리 세력 다수의 합의와 지지를 얻는 것에 실패했다"며 "결정한 정책을 바꿀 수 없었다면 우리 모두를 변화시켰어야 했지만 우리는 우리 모두의 변화와 개혁에 실패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무엇이 실패고 무엇이 잘못됐단 말씀입니까'라고 항변하기 전에 동의와 합의를 통해 힘을 모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안씨는 "상을 치르는 3일 내내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다가 삼우제를 끝내고 부모님 계셨던 빈방에 들어와 비로소 펑펑 울어버리는 어느 효자의 눈물처럼, 그렇게 모진 마음으로 이 슬픔과 패배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고 말하면서 "아직 우리는 실컷 울 여유가 없다. 우리는 폐족"이라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안씨가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음달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담금질'이라는 출판기념회를 갖을 예정인데 이날 총선 출마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출마할경우 그의 고향인 충남 논산으로 출마할 예정이어서 민주당 이인제 의원과의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