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17대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회창씨가 19일 선거 결과를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축하 메세지를 전했다. 그는 새 보수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저녁 7시 30분 경 이씨는 자신의 선거상황실이 있는 서울 남대문 단암빌딩에 도착해 긴급팀장회의를 갖고 선거상황실이 꾸려진 12층으로 내려와 이같이 대선과정에서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이번에도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고 운을 뗀 뒤, "그렇지만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명박 당선자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를 향해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을 받들어 지난 정권의 잘못을 확실히 바로잡아 달라"면서 "이명박 당선자가 하루 속히 선거로 찢어진 민심을 통합하고 국민통합을 온힘을 다해 이뤄야 한다"며 "지난 10년 동안 너무 많은 국력을 소비했다. 이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대선 40일 전 출마선언을 하면서 제대로 준비를 못했지만 요행수를 바라고 선거에만 이기자고 나온 것은 아니다"며 "결과에 상관없이 국민께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과 가치가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나는 이번에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이 길을 가겠다"고 말하면서 보수 가치를 기본으로 하는 신당 창당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가 주장한 신당과 관련,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이씨를 도운 곽성문 의원은 "보수의 핵심적 가치를 공유하는 새로운 보수를 시작하겠다. 보수신당 운동을 지금부터 시작하겠다"면서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가치를 가지고 젊은이들이 매력을 느껴 찾아오는 보수신당을 만들겠다. 그러한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캠프 측은 이씨의 득표율이 '15%는 넘지 않겠느냐'고 예상하고 있지만, 이번 대선 투표율이 61.9%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함에 따라 이씨 득표율이 10% 초반 대에 그칠 경우 그가 구상하는 신당 창당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