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방송공사(KBS)가 여론조사 공표직전에 실시한 마지막 패널조사 결과 1, 2, 3위 후보 간 격차가 더 벌어진 가운데 2,3위 싸움에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우세가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격차가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나 정 후보가 2위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14일 밤 KBS 대선 패널조사에 따르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45.9%,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 20.6%, 무소속 이회창 후보 14.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조사 때보다 이명박·정동영 후보는 상승, 이회창 후보는 하락해 2, 3위 간 격차가 더 커졌다. 이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7.9%,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2.9%,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0.9%였고 나머지 군소후보들은 0.2% 이하로 나타났다.

    실제 투표율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적극 투표 의향층은 지난 조사와 변화 없이 77%로 나타났는데, 이들의 지지도만 보면 이명박 후보는 50.1%로 더 올라갔고 정동영·이회창 후보는 각각 20.3, 13.5%로 단순 지지율과 비슷했다.

    지역별로 보면 1위인 이명박 후보는 대구·경북이 60.9%, 서울과 부산·경남도 50%가 넘었고, 호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도 고른 지지를 받았다. 정동영 후보는 호남에서 59%로 선두를 달렸지만 수도권과 충청, 서울에선 17%~19%대, 대구·경북은 6.2%에 머물렀다. 이회창 후보는 강세였던 대전·충청이 25%대에서 19.8%로 하락했고, 서울은 10.1%, 호남은 5.9%에 머물렀다.

    또한 이번 조사를 보면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주요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명박 후보는 검찰의 BBK 수사발표로 이회창 후보의 지지층을 일부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의 BBK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이명박·정동영 후보는 지난 조사에 비해 각각 3.8%, 1.7%포인트가 올랐지만 이회창 후보는 4.1%포인트 하락했다. 이명박·정동영 후보는 지지 유입이 더 많았던 반면, 이회창 후보는 지지 유출이 더 많았으며, 지지 유지율도 이명박 후보가 90%를 넘은 가운데 정동영, 이회창 후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조사 때 이명박 후보 지지자 가운데 90.4%는 계속 이 후보를 지지했고, 정동영·이회창 후보 쪽으로 2~3% 정도가 빠져나갔다. 정동영 후보의 경우 85.9%가 머문 가운데 이명박 후보로 5.4%, 이회창 후보로 2.5%가 이동했다. 이회창 후보 지지자는 64.1%가 머물렀고 22.6%가 이명박, 5.7%가 정동영 후보로 옮겨가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회창에서 이명박 지지로 돌아선 패널들은 그 이유로 'BBK 수사 결과 이명박 후보가 무혐의'라서 '이회창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서', 'TV토론과 선거운동을 보고 이명박 후보가 더 나아서' 순으로 꼽았다. 투표일까지 계속 지지하겠다는 비율은 갈수록 높아져 이명박 88.4%, 정동영 81.5%, 이회창 73.2%로 나타났다.

    TV 합동토론 시청 여부는 57.1%는 '직접 봤다', 17.1%는 '뉴스·신문을 통해 봤다'고 답했고 TV 토론을 직간접적으로 본 사람들의 45.1%는 '원래 지지후보에게 투표할 마음을 굳혔다', 7.1%는 '지지 후보를 바꿨다', 2.2%는 '토론을 보고 지지후보가 생겼다', 43.8%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KBS 대선패널 2580명을 대상으로 지난 11~12일 이틀간 전화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