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파상공세가 예고됐던 11일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서 이회창씨가 그 포문을 열었다. 지난 1차 TV토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자처했던 ‘공격수’ 자리를 이번엔 이씨가 차지한 모습이다.

    이씨는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차 TV토론 기조발언에서 이명박 후보를 겨냥, “위장취업, 위장전입, 탈세 경력을 가진 지도자를 뭘 믿고 따라가겠느냐”고 공격했다. 그는 “우리는 교육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직해라, 거짓말 하지 마라, 올바르게 살라고 이야기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제 지난 5년간 나라가 망가지다시피 됐다. 핵심에 가까이 있으면서 정권에 참여한 사람이 이 시대의 새로운 변화를 말할 수 없다”며 “정권의 책임을 사과하지 않으면 그런 말할 자격이 없다”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도 비난했다. 이씨는 “나는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나왔다. 정말 새 시대를 열고 새 나라를 위해서라면 내게 많은 지지를 보내 달라”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를 이용해 이명박 후보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공격했다. 그는 “해안 기름 유출은 최악의 사건이다. 만리포 해수욕장, 아름다운 백사장이 죽음의 검은 사막으로 변했다”며 “그 현장을 가본 사람들은 절대 이런 일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일이 한강 낙동강에서 경부운하(한반도 대운하)에 의해 생겨서는 절대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후보는 타 후보들보다는 노무현 정권을 정조준하며 실정을 비판했다. 이 후보는 강화도 총기탈취 사건,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수능등급제 혼란 등을 거론한 뒤 “무능하고 경험 없고 무책임하고 말만 하는 정권이었기 때문에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임기 말에는 다른(곳에) 신경 (쓰는 것은) 버리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마지막 총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차토론 때 이명박 후보를 향해 “부패한 후보”라며 “나란히 앉아 TV토론 한다는 것이 창피하다”고 ‘독설’을 퍼부었던 정 후보는 이날 다소 ‘얌전한’ 모습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선진국이 되려면 더 깨끗해져야 한다. 더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정직과 신뢰, 이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핵심 조건이다”며 “오늘 토론을 통해 누가 더 깨끗한 능력으로 선진국으로 이끌 수 있는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서민 지갑에 매달 211만원을 채워드리겠다. 부자, 재벌한테 세금을 제대로 거둬 민생을 살리고 서민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으며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가장 탄압받은 야당 중의 야당, 노무현 정권 아래서 정치보복 당한, 아무리 죽이려 해도 죽지 않은 깨끗한 야당 정치인 이인제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