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대선후보 TV토론이 시작되자마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로부터 ‘한방 맞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본격적인 토론에 돌입하면서 곧바로 되받아쳤다. 이 후보는 “정 후보는 대한민국 검찰을 믿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범죄자 이야기는 믿고 대한민국 검찰은 믿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오늘은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다. 그런데 정 후보는 전쟁을 하러 나온 것 같다. 평화주의자 아닌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을) 누가 임명했느냐. 현 정권이 임명했다. 북조선 검찰이 와서 조사했다면 믿겠느냐. 검찰을 믿어야 한다”고 비판한 뒤 “2002년 검찰이 권력과 합작했기에 금년에는 제대로 한다고 했을 것”이라고 검찰 수사 결과에 신뢰를 나타냈다.

    정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발언 시간을 이용해 곧바로 “짚을 것은 짚어야 한다. 범죄자 얘기를 믿느냐고 했는데 범죄자와 동업하지 않았느냐. 나라 미래를 위해 동업했느냐”며 “당시 범죄자인지 알고 동업했는지, 나중에 범죄자였는지 알았는지 대답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는 “대한민국 검찰이 이 정부 들어와서 권력기관의 자율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이번에 이를 악용해서 이명박 후보 품에 안겨 버렸다”며 “김경준 메모, 서툰 한글이었지만 ‘한국 검찰이 이명박을 무서워한다. 이명박 이름 석 자 빼주면 징역 3년으로 맞춰주겠다’고 썼다. 경악할 일이다. 검찰이 불신의 대상 됐다”고 검찰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이명박 후보와 검찰을 비난하는 데 대부분의 발언 시간을 써버려 정작 토론 주제인 외교안보통일 정책에 대해서는 “외교는 상대방을 화내지 않게 하면서 설득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나는 미국을 설득해서 개성공단을 만들었다”고 짧게 말했다.

    정 후보의 정책을 듣고 질문을 해야 하는 다른 후보들은 “다른 이야기만해서 반론하기 그렇다”(민주당 이인제 후보) “대한민국 검찰, 이명박 후보 대변인 되고 경호실장 된 것 맞다. 국민이 다 아니까 오늘은 그만하고 북핵문제 토론하자”(민노당 권영길 후보) 등 불만을 토로했다. 정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논의 중인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만 ‘정책 질문’을 던졌다.

    한편, 이명박 후보는 이회창 후보와 ‘대북 정책’을 두고 ‘진짜 보수’ 논쟁을 벌였다. 이회창 후보는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지도자가 확실한 철학과 원칙을 갖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이런 소리, 저런 소리 하면 신뢰 받을 수 없다”며 “이 자리 가서 다르게 이야기하고 저 자리 가서 다르게 얘기하면 무늬만 보수지 진짜 보수는 아니다.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고 이명박 후보의 대북관을 비난했다.

    이에 이명박 후보는 “어떤 분은 저를 보고 일관되지 않다고 하는데 인터넷을 보면 어떤지 안다. 이회창 후보도 남북문제에 있어 나의 일관된 정책 잘 검토 안한 것 같다”며 “다른 뜻 갖고 출마하려고 변을 짠 것인지 모르지만 나의 대북정책은 일관된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TV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여의도 KBS본관 밖에서는 각 후보별 지지자들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지지자들은 물론 유세 차량까지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경찰도 대거 출동해 만약의 출동사태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