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의 '이명박 무혐의' 수사 결과 발표로 'BBK 정국 종료'를 선언한 한나라당이 대통합민주신당과 이회창씨를 향한 대대적인 역공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6일 소속 의원들은 물론, 당협위원장까지 한 자리에 모아 규탄대회를 갖고 '공작정치 흑색선전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의 대국민사과, 이회창씨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는 그야말로 통합신당과 이씨 성토장이었다. 이명박 후보도 말미에 참석해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을 격려했다. 강재섭 대표를 시작으로 연단에 올라온 의원, 당협위원장들은 격한 발언을 쏟아내며 통합신당과 이씨를 맹공했다. 특히 이씨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들은 발언 수위를 높이며 사퇴를 종용했다. 간간히 다 이긴 것처럼 '대세론'에 취해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강 대표는 정 후보의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반성하고 정책선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할 줄 알았는데 정말 실망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강 대표는 "이번 대선이 진실과 거짓의 대결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붙여 기자회견을 했는데 듣고 보니 맞는 말"이라며 "이번 대선은 진실과 거짓의 대결이다. 몸체도 거짓이고 그 이름도 통합도 아니고 신당도 아닌 그런 정당의 후보인 정 후보가 거짓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 후보를 "국정 능력도 없고 국정을 책임질 비전도 없는 후보, 위조된 이면계약서에 운명을 걸고 국민을 속여 온 후보, 노인을 멸시하고 삼촌을 멸시해 온 사람이 가족 행복 운운하는 후보"로 폄훼하며 "거짓후보"라고 비난했다. 그는 "정략적 대선용 (BBK) 특검법 같은 구태정치, 후진 선거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무책임한 선동에 끝까지 대응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씨에게도 "더 계속 하면 국정파탄 세력의 정권연장 음모를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 밖에 되지 않는다"며 "배 12척 중에 몇 척이나 남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다 줄어들기 전에 빨리 뱃머리를 고향 쪽으로 돌려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입당 후 소속 의원과 당협위원장에들게 첫 인사를 한 정몽준 의원도 통합신당을 향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5년 전과) 똑같은 수법을 구태의연하게 해보는 것 같은데 이제는 국민도 허황된 수작에 절대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며 "어제 검찰 발표를 부정하는 (통합신당의) 이야기를 들으면 국민은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다짐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수희 의원은 "국민과 한나라당 당원을 불안에 떨게 하던 빙산처럼 거대한 정치공작의 위세가 녹아내리고 있다. 신기루가 사라진 사막 한가운데서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다"며 "결사항전은 바로 국민이 현 집권세력에 하고 싶은 것이다. 국민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석고대죄부터 해라"고 주장했다.

    최구식 의원은 이씨에 대해 "한때 뛰어난 지도자였다고 말하지만 한나라당 출입 기자였던 나는 이회창이 나라에 도움 됐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며 "높은 자리에서 교만하게 국민을 내려 보며 소리친 것 외에는 모른다. 과거 우물쭈물 하는 기회주의였다가 지금은 교활한 기회주의자다"고 강력 비난했다. 그는 "물러날 명분은 충분히 확보됐다. 당장 사퇴해라"고 덧붙였다.

    전용학 당협위원장(충남 천안갑)은 "19일까지 '대세론'의 '대'자도 말하지 말자. 내년 4월(총선)까지, 그 이후 집권 기간 내내 겸손한 자세로 나가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쓸데없이 '똥볼'을 많이 차는데 이번엔 절대 그러지 말자"고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특히 "충청권의 'ㅊ'자도 말하지 말라. 50, 60대 분들은 분위기 좋게 만든다고 음담패설하지 말라. 선거 앞두고 성적 농담하면 난리난다"며 "충청권 폄하발언 하지 말고 성적 농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통합신당과 정 후보의 대국민사과와 이씨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소속 의원과 당협위원장 전원 명의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