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가 한나라당에 입당해 이명박 대선후보 선거운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총재는 6일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이 후보와 강재섭 대표를 만나 "(정권교체에) 일조하겠다. 내가 돌아다닐 수 있게만 해달라"며 입당원서에 사인한 뒤 명예고문직을 받아들였다.

    이날 '김종필-이명박-강재섭 회동'은 김 전 총재가 첫 대선후보 6인 TV토론을 앞둔 이 후보에게 "일일이 대꾸해선 안된다"고 조언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0여 분간 계속됐다. 이 후보는 주로 김 전 총재의 말을 듣기만 했다. 

    이 후보와 만나려고 일본 방문 계획을 미뤘다는 말로 이 후보 일행을 반갑게 맞은 김 전 총재는 "어제 (정권교체를 위해)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정초부터 똑같은 태도였다"며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어 강 대표가 선대위 명예고문으로 위촉하겠다며 입당을 권유하자 "뒤로 물러나 선거법 개정에 관심 갖지 않았는데 한 표를 보태려 하니, 그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놨느냐"며 "나도 뭔가 줘야지 말을 하지. 내가 돌아다닐 수 있게만 해달라"고 말한 뒤 흔쾌히 입당원서에 사인했다.

    김 전 총재는 이 후보에게 "고비를 넘겼으니 홀가분하겠다"면서도 "어제(검찰 발표)로 인해 결정된 것 같지만 그렇게 생각해선 안된다. 정말 새출발하는 것이니까… 걱정을 떨쳐버렸으니 19일을 향해 총매진하라"고 당부했다. "이제 걱정보다 당당하게 밀고 나가라. 다른 걱정할 필요 없다. 시간만 제대로 채우면 된다. 시간과의 다툼이다"고도 했다.

    그는 또 이날 오후로 예정된 TV토론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말라. 듣기 싫은 소리 하거든 눈을 질끈 감고 있다가 '질문 다했느냐, 다음 질문 해 달라'는 배짱을 부려야 한다"며 "(대선후보들간의) 첫 대면인데 의연하게 하라. 그 사람들에게 끌려 다니지 마라. 무시하고 토론하라. 소이부답이다"고 충고했다. 그는 "무겁고 엄하고 믿을만한 캐릭터(가 돼야 한다). 대통령으로서의 풍모를 국민들에게 보여라. 소이부답이다"고도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이회창 후보가 저 좀 도와주겠죠"라고 웃으며 여유를 보였다.

    김 전 총재는 또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과 이회창씨를 강력 비판했다. 김 전 총재는 "촛불시위니 뭐니 하는 것 이유가 맞지 않다. 그동안 경과를 보니까 (의혹을) 모두 증폭시켜서 사실이건 사실이 아니건 모두 확신도 없는 게 돼 버렸더라"며 "그러나 적어도 국가 권위가 결론을 내서 진상이 이렇다고 하면 발표한 내용에 미흡한 점이 있어도 '미흡한 점은 계속 밝혀라. 그러나 지금까지 얘기한 내용은 승복한다. 이제부터 정책대결로 본격적으로 나가자'고 하는 게 상대방이 취할 태도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옛날 하던 습관 그대로 남아서 그런지 촛불시위는 왜 하느냐"며 "적어도 한 나라 최고경영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그 나라 최고권위가 낸 결론을 승복하지 않고 저런 식으로 반대하면 자기모순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회창씨를 겨냥, "당적을 이탈하면서 무슨 요행을 바라는지 모르지만 심하게 개인 공격까지 하고 나왔던 사람"이라며 "태도를 결정하고 들어가든지, 협력하든지 해야 한다. 입으로 민주주의 민주주의 하는데 민주주의 그거 아니다. 상대방이 정당한 이유가 생기면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름 부르기 싫어 (이회창) 이름은 안부른다"고 말했다. 그는 "거북한 개인 도덕성 운운하면서 공격한 사람에게 묻고 싶다. 일국의 대통령은 도덕관으로 뽑는 게 아니다. 유능한 지휘자를 뽑는 것이다"며 "만날 그저 두들겨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는 이 후보와 강 대표 외에 주호영 수행실장, 나경원 대변인, 박재완 대표비시설장, 박성범 의원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