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인물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이회창씨 선거공보물 표지 모델로 동시에 등장한 해프닝이 발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가족 3대를 나타낸 정 후보 공보물의 남녀 어린이가 이씨의 공보물에도 모델이 된 것. 두 공보물에서 어린이들은 입은 옷, 머리모양까지 똑같다.

    두 어린이는 정 후보의 공보물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에 안겨 '가족행복'을 묘사했으며, 이씨 공보물에서는 푸른 색 '창'을 들여다보며 "반듯한 대한민국 만들어주세요"라고 요구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6일 이같은 상황에 "이회창 후보가 급하긴 급했나보다"며 실소했다. 박 대변인은 "어린 모델들을 내세워 밝음과 깨끗함을 강조하려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정 후보가 쓴 모델을 그대로 쓰고 말았다"면서 "이런 코미디가 없다. 졸속 후보에 졸속 공보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교롭게도 정 후보 공보물의 표제는 동행이다. 이회창 후보는 정 후보와 동행하기로 했느냐"고 비꼬면서 "(BBK관련) 검찰 발표에 훌리건 식 반응을 하는 것을 보니 동행은 동행이다"며 혀를 찼다.

    한 네티즌은 두 공보물을 비교한 사진을 인터넷상에 올리고 "이게 어찌된 일이냐. 정 후보와 이 후보가 동행한단 말이냐"이라며 의아해했다. 이 네티즌은 "선거공보물을 받아보고 기가 막혔다"면서 "BBK(의혹 공세)도 공유하더니 이제 어린이도 공유하느냐"고 비꼬았다.

    이씨측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비판에 대해 "디자인 산업구조를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반박한 뒤, "우연히 모델이 똑같게 된 것이고 선관위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말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거듭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