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K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가 있던 5일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은 검찰은 물론 언론에도 불만도 여과없이 쏟았다. 통합신당은 이날 방송사를 포함한 언론사 항의방문을 계획했다. 통합신당은 검찰이 수사발표를 하던 시간 의원총회를 열었는데 공개회의 막바지에 마이크를 잡은 김원기 의원은 2년 전 자신이 김대중 전 대통령 및 노무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검찰과 언론을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 정권 출발 초기에 대통령과 검찰의 관계설정이 제 생각에 '국가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게 아닌가'하고 대통령께 말씀드린 적이 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왜 검찰과 관계를 이렇게 설정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노 대통령은)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소신대로 해보기 위한 검찰을 만들기 위해서다'라는 답변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김 의원은 노 대통령에게 "'그 정도로 사회와 검찰이 성숙했으면 순기능을 하겠지만 검찰에 모든 것을 독단해 칼을 휘두르도록 하고, 제어장치가 없을 때 역기능이 더 많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노 대통령과) 여러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정권 초기에 있었던 대화가 참 가슴 아프게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김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한 2년 전인가 김 전 대통령과 대화할 때 대통령이 이런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소개한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모든 분야, 모든 사람이 다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개혁도 했는데 유일하게 반성도 없고, 사과도 없고, 개혁도 없는 두 집단이 있다. 하나는 검찰이고 하나는 언론이다."

    김 의원은 "이런 말을 김 대통령께서 했던 기억이 오늘 이 자리에서 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상황에 대해 우리는 참으로 심각한 생각을 하고 결의를 다져야 한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은 과거에 독재정권 하던 그 전통을 가진 한나라당, 그리고 검찰 권력 그리고 언론, 또 재벌, 이렇게 유착해서 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갈지 알 수 없다. 심각한 지경에 왔다는 생각을 하고 굳은 결의를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몇몇 분들의 말씀이 있었지만 공직자부패수사처를 비롯해 한나라당과 검찰, 언론과 재벌, 이 세력의 유착, 이것이 빚어낼 참담한 상황, 이것을 어떻게 우리가 제도적으로 막고 역사가 역행하지 않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 제도적으로 막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사생결단을 같이하는 동지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