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로 'BBK 의혹'에서 벗어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이 후보는 5일 오후 '정치'에서 한발 물러나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을 관람하며 '문화예술' 속에서 한숨 돌렸다.

    BBK 사건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긴급 중앙선거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늦었지만 진실이 밝혀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BBK 정국 종료'를 선언한 이 후보는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리는 '백남준 전시관'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금 21세기 앞서가는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예술 앞에 서 있다"며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백남준이라는 큰 예술가를 대한민국이 갖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국민은 예술적인 소질의 피가 흐르지만 독창성과 창조성이 발휘되는 사회 분위기가 안돼 있다"며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시대를 산다면 제2, 3의 백남준이 나올 수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에 바라는 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랑스러운 작가와 작품이 나아갈 방향을 줬고 젊은 세대의 독창적인 사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백남준의 '자화상'이라는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잠시 멈춘 이 후보에게 주변에서 그의 기호 2번을 나타내는 'V자'를 그리라고 요청했지만 이 후보는 "너무 정치적이다. 예술 앞에서 정치적이면 안되지 않느냐"며 '차렷 자세'로 사진을 찍었다. 그는 전시관을 떠나면서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제2, 3의 백남준이 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고 적었다.

    한편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뉴미디어팀은 전시관 벽면을 이용해 이 후보의 온라인방송국 '엠붐캐스트(MBoomCast)' 시연회를 갖고 전시관에 모인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이 후보를 찍어 전송한 동영상을 즉석에서 보여주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후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다음 날로 예정된 대선후보 6인 첫 TV토론 준비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