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4일 노무현 정권과 범여권의 '무능함'을 공격하며 자신의 '실천하는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했다. 이틀째 수도권 지역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BBK 의혹'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한 듯 홀가분한 모습을 보이며 'BBK를 실체 없는 네거티브 공세'로 일축했다.

    이 후보는 현장 유세에 앞서 들른 인천새얼문화재단 간담회에서 "불행히도 (이번 대선은) 정책선거가 되지 못하고 완전히 네거티브 선거가 됐다. 온 국민이 BBK가 뭔지 몰라도 BBK를 안 들어본 국민이 없을 정도다"며 "내가 들어봤더니 통닭집 'BBQ'가 있는데 (BBK와) 이름이 비슷해서 굉장히 매상이 올라갔단다"고 말했다. 'BBK 공세'에 집중하는 범여권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가 (정부기관의) 1년 살림살이를 감시하는 게 아니고 완전히 BBK 감사가 됐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이어진 인천 부평과 경기 부천 지역 현장 유세에서 "별별 일 다 당했지만 이제 내일이면 모든 것이 판명된다"고 홀가분해 하면서도 "대한민국 검찰이 특정 세력의 영향을 받아서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만들어 내는 그런 일을 한다면 결코 용납 받을 수 없다. 대한민국 법이 정말 살아 있는지 내일을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BBK 사건에 대해서는 이 정도 선에서만 짧게 언급한 뒤 노무현 정권의 경제 실정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는 국민이 왜 이 지경이 됐느냐. 지도자를 잘못 만나서 그렇다"며 "일할 줄 모르는 지도자, 일해 본 경험 없는 지도자, 책임감 없는 지도자를 만나서 그렇다. 무엇이 중요한지 일의 순서도 모르는 정권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도자는 국민을 믿지 않고 국민도 지도자를 믿을 수 없다. 대통령이 나라와 국민을 걱정해야지, 대한민국만 유일하게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하고 있는 나라다"며 "'언제쯤 정신 차릴까'(걱정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외국에 가도 걱정이다. 거기 가서 또 딴소리할까 (걱정돼서다) 이런 나라 없다. 이래가지고는 나라가 (발전)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금을 이렇게 한꺼번에 올리는 나라는 세계에 없다. 가히 폭탄적인 세금 인상을 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며 "일할 줄 모르고 경험도 없는, 책임질 줄 모르는 이 정권은 서민이 얼마나 어려워하는지도 모른다. 그저 나라가 잘 되고 있는 줄 안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세계와 경쟁하면서 살아가려면 지도자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능력과 추진력도 있어야 한다. 말을 잘한다고 우리 손에 들어오는 것이 뭐있느냐"며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하려면 방법은 한 가지 밖에 없다.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 이제 말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 잘 하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나는 일을 해봤고 성공도 시켜봤다. 10년 만에 정권을 교체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이 사람들(노무현 정권)이 저질러 놓은 일을 빨리 수습해서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려면 압도적인 표로 당선시켜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권이 저질러 놓은 일 바로 잡으려면 웬만한 사람은 하기 힘들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없다. 이런 일을 하려면 다음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시켜야 흐트러진 것을 바로 잡고 그것(흐트러진 것)을 지키려고 반항하는 사람들을 잘 수습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가 대한민국 예산을 줄여서 세금을 내려도 충분히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나라 살림을 사업적으로 하는 사람이 많다면 예산 낭비를 줄이고 불필요한데 돈을 쓰지 않아 세금을 줄여도 된다"며 'CEO 출신'임을 부각시켰다.

    이틀 동안 수도권 표 다지기에 주력했던 이 후보는 금주 중 강원도를 방문하는 것으로 1차 전국 유세를 마무리한다.[=부평·부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