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이회창씨 지지 선언을 한 곽성문 의원은 29일 “박근혜 전 대표가 나라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박 전 대표를 다시 모실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 당내 친박(親박근혜) 진영의 ‘첫 이탈자’로 기록된 곽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 후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에 있는 이씨 캠프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박 전 대표는 BBK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 지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것은 그 때 보고 또 판단할 일”이라며 지원유세 철회 가능성을 내포한 듯한 발언을 했다.

    곽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경선 이후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거의 칩거 생활을 했다. 칩거 과정을 본다면 어떤 고민을 했을지 짐작할 것이다”고도 했다. 그는 “내가 일단 한나라당을 떠나서 직접 모실 수는 없지만 정치판이라는 데가 원래 그런 곳이니까 다시 모실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를 향한 구애 차원으로 해석됐다. 외부 유세 일정 때문에 이씨를 직접 만나지는 못한 곽 의원은 10여 분간 캠프에서 머문 뒤 “대구·경북을 누가 잡느냐가 보수 정통성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내일부터 대구에 내려가서 지역구 주민들에게 오늘의 결단을 설명하고 지역 선대본부를 꾸려서 서문시장부터 이회창 바람의 진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곽 의원의 지지 선언으로 이씨 캠프는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곽 의원의 직접 맞은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우리를 도우러 몸 담았던 정당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며 “정말 감사하다. 곽 의원의 뜻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환영했다. 그는 “이회창 후보와 곽 의원의 만남은 다음 주 정도에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혜연 캠프 대변인은 논평에서 “곽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부도덕하고 부패하며 정직하지 못한 행위로 인해 빚어진 제1야당 대통령 후보로서의 적격성 논란을 ‘부적격’으로 종지부를 찍은 것은 대단한 용기인 동시에 한국 정치사에 남을 구국의 결단”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부도덕한 이명박 후보 지지 철회문제로 고민 중인 한나라당 의원들을 포함해 여타 정당 및 무소속의 애국심 넘치는 동료 의원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추가 탈당 러시에 기대감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