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날이 밝았습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해야죠. 오늘부터 국민 향해 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대통령선거운동 개시일인 27일 0시 서울 동대문시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정권교체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 후보는 전날 늦은 시각 청계광장에서 20일간의 대운하 탐사를 마치고 돌아온 탐사대와 인사를 나눈 뒤, 공식선거운동 첫 일정으로 재래시장 방문을 선택했다.

    이 후보는 동대문시장 내 한 의류쇼핑센터를 정확히 0시를 지나 들어섰다. 이 후보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새날이 밝았다"며 "지금부터 열심히 하겠다"고 결의를 내비쳤다. 그는 "오늘부터 국민 향해 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동대문시장에서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로 "자영업이 어렵다고 하고 지방분도 오신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상가를 둘러보면서 "보시다시피 불경기가 심하다. 경제를 이 상태로 계속되게 할 수 없다"면서 "새해 시작되는데, 서민경제가 꽉 막혀있는 것 같다. 내가 뚫겠다"고 '경제대통령'으로서 각오를 다졌다. 이 후보는 "지난 5년간 국민은 희망이 없고 제대로 되는 것도 없고 어려웠다. 희망이 있으면 현실을 참을 수 있는데 희망도 없고 참을 수도 없었다"고 진단한 뒤 "희망을 갖고 새로운 시대를 열자. 꿈이 이뤄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 절대적 지지를 보내준 국민들에 고개숙여 감사드린다"면서 "경제를 살려서 국민들께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동대문시장 방문에는 정식 대선후보의 첫 일정이라는 의미가 있어 중앙선대위 관계자, 지지자들도 대거 모습을 나타냈다. 임태희 비서실장, 박형준·나경원 대변인을 비롯해 권오을 유세단장과 정태근 수행단장이 이 후보의 일정에 같이 참여했다. 지나치게 많은 지지자들이 뒤따라 이 후보의 원활한 일정 수행을 가로막을 정도였다.

    이 후보는 북새통을 이룬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행여 상인들의 장사를 방해할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 상가의 진열장이 따라온 사람들에 의해 밀리는 모양에 이 후보는 손가락으로 조심하라고 가리키며 "저거, 저거"하면서 걱정했다.

    앞서 그는 전날 밤 10시 30분경 자신의 대표 치적인 청계천에서 이재오 최고위원이 이끈 '대운하 탐사팀'과 조우해 인사를 나웠다. 유인촌 유시어터 대표도 자리를 함께 했으며, 독일에서 귀화한 이참씨(대운하특보)는 "대한민국이 아름다워 귀화했다. 이 좋은 물길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잦은 강연과 토론회로 목 상태가 좋지 않아 수백명의 참석자에게 들릴 만큼 소리를 내지 못한 이 후보는 두 손을 입에 대고 "고맙다. 반갑다. 내 말이 들리느냐"고 애를 쓰자, 지지자들은 "말씀 말라. 목아픈데 괜찮다"고 격려했다. 이 후보는 머리위 하트를 그리며 대신 인사했으며 이에 참석자들은 "사랑합니다"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기호 2번입니다"라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