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K 이면계약서’ 논란으로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 ‘BBK 사건’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씨가 BBK의 실질적 소유자가 이명박 후보임을 입증하는 ‘이면계약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히자 한나라당은 20일 김경준과 에리카 김을 ‘위조전문 사기 남매’로 묶으며 “이면계약서란 존재할 수 없다”고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특히 “에리카 김은 김경준의 회사(옵셔널벤처스코리아) 공금 및 주가조작 사건에 적극 가담한 공범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하며 ‘이면계약서’ 논란이 불러올 정치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썼다. 이명박 후보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면계약서가 있었다면 김경준이 지난 3년 반 동안 귀국하지 않으려고 했겠느냐”며 “이면계약서는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면계약서’를 공개하겠다는 에리카 김에 대해 “충분히 예상됐던 사기행각으로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고 놀랄 일도 아니다”며 “동생과 같이 사기·위조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에리카 김이 동생의 장내 사기가 잘 통하지 않을 경우 장외에서 여론호도용 무차별 폭로를 취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됐다”고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박 대변인은 “이면합의는 맺은 적도 없고, 따라서 이면계약서란 존재할 수 없다. 만일 그들이 주장하는 이면계약서가 있다면 왜 가장 중요한 송환재판에서는 제시도 하지 않았겠느냐”며 “자신들이 검찰에 제출한 속칭 ‘이면계약서’의 진위에 자신이 있다면 왜 밖에서 그것도 한국의 사법권이 미치지 못하는 해외에서 ‘이면계약서’라는 것을 별도로 공개하겠느냐”고 ‘위조된 이면계약서’임을 강조했다.

    그는 “위조전문 사기 남매의 장내외 역할분담 플레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그런다고 ‘김경준=가해자, 이명박=피해자’라는 진실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범죄자의 입에 보도가 좌우됐던 2002년 일부 언론의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각별한 유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에리카 김에 대해서도 “김경준과 공범으로 회사인수, 경영, 횡령, 자금세탁, 횡령자금의 사용에 가담했다”며 “미국 LA연방지방법원에서 지난 10월 11일 금융기관의 허위사실 제출 혐의, 불법자금 수령혐의 등으로 유죄를 인정하고 형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범죄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미 검찰 등에 의해 김경준의 사기행각이 밝혀졌는데도 국정실패세력이 이를 애써 외면하고 정치공작을 하면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곧 검찰이 진실을 밝힌다면 ‘한 방’에 갈 대상은 다름 아닌 대통합민주신당과 정동영 후보”고 통합신당의 공세를 비판했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 정두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이면계약서가 있다면 당연히 위조한 것이다. 위조한 서류를 갖고 지금 여권은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이면계약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김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서울 서초동 박수종 변호사 사무실에는 에리카 김이 보낸 10kg 가량의 서류 상자 하나가 도착하면서 BBK 의혹에 대한 자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