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 공식 선언이 임박해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6일 "끝까지 설득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 후보의 신중한 입장과는 달리 7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후보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 대선 판세를 흔들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 전 총재는 두번이나 대선에 출마해 1000만표라는 득표를 기록한 정치계 거물이다. 그만큼 사람들의 입에 '이회창'이라는 이름 석자는 낯익다. 6일 오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린 '한나라당 양성평등 실천다짐 한마당'에서는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과 관련,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사고'는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키려고 준비된 식전 행사 과정에서 발생했다. 노래에 맞춰 간단한 율동을 하는 동안 레크레이션 강사가 이 후보의 스텝을 지적하며 또렷한 목소리로 "이회창 후보님"이라고 부른 것이다. '실수'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잠시 후 또 이 후보를 "이회창 후보님"이라고 불렀고 순간 당 관계자들 사이에는 술렁거림과 동시에 긴장감이 흘렀다. 이 후보의 대선 행보에 가장 큰 걸림돌로 등장한 이 전 총재의 이름을 마이크에 대고 연거푸 두번이나, 이 후보의 면전에서 부른 것이다. 아직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이 전 총재가 자연스럽게 '이회창 대선후보'가 된 순간이다. 

    레크레이션 강사의 실수를 무덤덤하게 넘긴 이 후보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박근혜 전 대표 측 의원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총재는 출마 선언을 하기도 전에 2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단숨에 2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그의 높은 지지율에는 이명박 체제에 불만을 가진 박근혜 전 대표 지지세력이 상당수 흡수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이 후보 측도 박 전 대표 끌어안기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양성평등과 관련된 'OX퀴즈' 시간에 직접 마이크를 잡고 행사에 참석한 박세환 의원에게 농담을 건네는 등 친근감을 표현했다. 또 인사말을 하는 동안 행사장에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이혜훈 의원을 직접 호명하며 "혼자 왔느냐" "왜 (남편과) 떨어져 앉았느냐" "내외하는 건 아니죠? (자리가 없으면) 양보해 달라고 해야지" 등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두 의원은 친박근혜계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 후보는 박 전 대표 측의 이재오 최고위원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좀 기다려 보자"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 후보와 부인 김윤옥씨 외에도 원희룡·박세환·공성진·박계동·이재웅·이혜훈·최경환 의원 부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