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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을 걷는 듯 조심스럽던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이회창 전 총재의 관계가 급격히 틀어지면서 정면충돌 양상을 띠고 있다. 이 전 총재 측은 1일 이 전 총재를 “차떼기 죄인”이라고 비난한 이 후보 측에 “막가는 행태”라고 맞받아치며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 전 총재가 다음 주 중으로 자신의 ‘무소속 대선출마설’에 대한 입장을 대국민선언 형식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의 양보 없는 ‘기싸움’이 시작된 모습이다. 더욱이 아직 공식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이 전 총재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6%를 넘으며 단번에 2위로까지 뛰어오른 것에 이 후보 측의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재의 핵심측근인 이흥주 특보는 1일 2002년 불법대선자금을 거론하며 이 전 총재를 공격한 이방호 사무총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대선운동 막바지에 한나라당의 아픈 상처나 건드리고 앉아서 무슨 표를 받겠느냐”며 “빨리 평상심을 되찾으라”고 쏘아붙였다. 이 특보는 “그런 사안(기자회견) 자체가 난센스”라며 어이없어 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는 이 후보가 함께 힘을 합치자고 하더니 오늘은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이 제 얼굴에 침 뱉기 하고 있다”며 “도대체 뭐가 진심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막가는 행태가 한나라당 대선운동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인지 매우 걱정스럽다”고도 했다. 이 전 총재도 기자회견 내용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보는 자신의 입장 표명이 “이 전 총재와 교감한 내용”이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 측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인 이방호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대선에 출마하려는 계획이 있으면 하루빨리 밝힘으로써 떳떳하게 정치하라”며 “이 전 총재는 (2002년) 불법대선자금과 관련해서 국민 앞에 죄인이라고 한 것은 지금도 유효하다. 언제 사면 받았느냐”고 맹비난했다. 그는 “‘차떼기당’이라는 누명을 아직 가슴 아프게 쓰고 있다”며 ‘최병렬 수첩’을 거론, 대선자금 사용 내역을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