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에게 공격 수위를 높이며 전방위적인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가 앞장서서 소속 의원들의 '전투력' 제고를 위해 ‘채찍’을 들었다. 통합신당의 계속되는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 제기에 ‘가랑비에 옷 젖듯’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선후보의 측근들이 최전선에 섰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29일 긴급의원총회에서 “왜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투적으로 싸우질 않느냐”며 “BBK 공세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소속 의원들에게 ‘공세적 자세’를 주문했다. 그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우리가 한마디 하면 저쪽에서는 여러 의원들이 벌떼처럼 달려드는데 우리는 김충환 의원이 한 마디 하고, 전재희 의원이 한 마디 하고… 의원들이 다 같이 샤우팅 안해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 후보 공격 방향을 직접 정해줬다. 그는 “정 후보는 ‘가족행복’을 이야기하지만 노인을 폄하한 발언을 해서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라며 “자기 삼촌이 자기를 키워줬는데 돌보지 않아서 삼촌이 오죽했으면 7500만원을 청구했겠느냐. 가족을 파괴한 것이다. 패륜아다”고 비난했다.

    그는 “보복위든, 어디 가서든지 이런 문제 제기할 수 있다. 왜 이런 것은 (국감에서) 한마디도 안나오느냐”며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저쪽에 후보가 확정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방송을 모니터해보면 방송시간이 저쪽(정 후보)이 훨씬 길다. 우리 후보의 (방송) 시간이 길면 내용이 나쁘다. 왜 하나도 따지질 못하느냐”고 질책했다. 그는 “전의를 가다듬고 재무장해서 총화력을 들이붓는 등 어떻게든 공격해야 한다. 정동영도 얼마나 허물이 많은 사람이냐”고도 했다.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돕기 위해 권력형비리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홍준표) 주도로 이 후보와 BBK의 무관함을 증명하는 자료와 대응 전략 등을 만들기로 했다. 또 통합신당 측의 허위폭로에 법적 대응 등도 강화할 계획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통합신당이 소속 의원들에게 이 후보를 단순하고 집요하게 공격하라고 한 지침은 국민을 세뇌시키려는 취지”라며 “거짓말도 반복하면 국민이 진실로 믿게 된다. 그것이 바로 2002년 당했던 김대업식 공작정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것을 자꾸 반복해 말하고, 언론이 계속 보도해 주니 마치 연속극처럼 상영돼 국민의 머리엔 죄 없는 이회창 전 총재가 죄 있는 것처럼 돼 버렸다”며 “눈에는 눈으로 대응할 것이다. 우리도 충분한 자료가 있다”고 경고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국회브리핑에서 “정 후보가 ‘가족행복시대’를 슬로건으로 들고 나왔는데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열린우리당을 탈당하면서 시민과 중산층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스스로도 인정한 정 후보가 가족행복을 얘기한다는 데 웃지 않을 국민이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정 후보가 말하는 가족은 자신의 자녀를 수만불씩 들어가는 미국의 사립기숙학교에 조기 유학시킨 그런 자신의 가족 행복 아닌가 싶다”며 “한마디로 코미디고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