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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호남 공략을 ‘정치색 빼기’에 맞춘 모습이다. 25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전략지인 전북을 방문한 이 후보는 “전북이 원하는 게 무엇이냐” “정치 힘이 빠져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등 철저히 경제 논리로 전북 민심에 접근했다.
이날 전북 전주 갤러리아웨딩홀에서 열린 ‘국민희망성공대장정 전북대회’에 참석한 이 후보는 본인 스스로 “하다가 보니까 약간 흥분했다”고 말할 정도로 연설하는 내내 격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예정된 발언 시간은 6분이었지만 훨씬 초과한 20여분 동안 전북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다.
이 후보는 “전북도민들은 다 정이 많다. 정이 너무 많아서 표가 한쪽으로 다 몰리는 것 같다. 그런 점은 좀 안좋은 점이다”는 ‘뼈 있는 농담’으로 말문을 연 뒤 “각 도를 다니다보면 전북이 걱정거리가 가장 많다. 16개 시도 중 일인당 GDP가 최하위고 재정자립도도 최하위다. 끝에서 일등 자리는 많더라”며 낙후된 전북 경제를 지적했다. 그는 “정국에 힘이 없었느냐.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권력의 중심에 전북 사람 많이 있었다. 지금도 전북 출신이 대한민국 권력의 중심에 있다”며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논리’로 선택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전날 전국택시기사총연맹과의 간담회 이야기를 꺼내며 “택시기사들이 ‘이 후보는 약속을 지킬 것 같다’고 하면서 나를 지지한다고 박수쳤다. 16개 시도에서 온 사람들이 ‘이것은 되고, 이것은 어렵고’ 이렇게 말해서 더 신뢰가 간다고 했다. 정말 훌륭한 노조 간부들이다”고 치켜세우고는 “전북도민들이 설마 택시 노조 간부보다 못하겠느냐. 그렇지 않느냐”고 자극했다.
그는 “전북 상공, 하늘 위에 덮어져 있는 정치 먹구름을 다 거둬 내야 한다. 이 전북 상공에 경제의 햇살이 비춰져야 한다”며 “정치의 힘이 강한 곳에서는 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 정치 힘이 빠져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도 한나라당은 전북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보고 지지하지 한나라당 보고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전북에서 한나라당이 이겨야 전북이 발전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전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전북 180만 도민이 원하는 게 무엇이냐”며 “그 일을 할 누가 이룰 수 있는지, 누가 진정성을 갖고 그 일을 할 수 있는지 냉철한 경제적 판단을 해야지 또 정치적 판단하면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역설했다. 그는 “하다보니까 약간 흥분했다”면서도 “세 번째 와 보면서 ‘결론을 내야겠다, 도민의 심판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범여권의 공세에도 작심한 듯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부자를 위한 당, 전쟁을 하는 당’이라고 하고 자신들은 ‘평화, 중소기업을 위한다’고 하는데 중소기업을 위해 뭘 했느냐. 서민들이 살아났느냐”며 “지난 5년 동안 중산층은 서민으로 탈락하고 서민은 빈곤층으로 탈락된 통계수치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한나라당)는 전쟁, 자기는 평화? 전쟁을 원하는 국민이 이 땅에 누가 있느냐. 아무도 없다. 북한의 2000만 국민도 전쟁 원하는 사람 없다”며 “우리가 안보를 튼튼히 하자는 것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미군 주둔 찬성하는 것도 전쟁을 억제해 달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진짜 평화세력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만금 사업으로 전북 도민들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심리를 자극했다. “새만금을 만들어서 농사를 짓겠다? 기본적으로 틀린 착상이다. 일을 아는 사람이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것은 정말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며 “정부에서 관심을 갖지 않고 도민들만 관심을 가져서 그렇다.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HSBC 회장을 지낸 데이비드 엘든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회장을 만나 새만금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하며 “엘든 회장은 ‘만일 이명박 회장이 계획을 세워서 국제 간 투자할 사람과 마주 앉아 이야기 하겠다면 내가 주선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을 보면서 저건 내가 할 수 있는데, 나만이 할 수 있는데, 힘들어도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자신의 실천력을 부각시켰다. 그는 중앙선대위 새만금특별위원회에 강현욱 전 전북지사를 영입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며 “이제 새만금에 미친 사람이 있어야 한다. 밤잠 안자고 ‘새만금, 새만금’ 하는 사람이 있어야 일이 된다”고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26일 충남 행정중심복합도시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대전·충남 필승대회에 참석하는 등 중원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전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