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택시기사 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24일 서울 당산동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택시노동자조합연맹에서 택시기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택시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거리 좁히기’에 애썼다.
이 후보는 서울시장 재임 시절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버스전용차로제’ 등 대중교통체제 개편으로 인해 서울 시내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버스 때문에 손님이 더 없어졌다”는 ‘원성’을 듣기도 한다. 이 후보도 택시기사들 사이의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아는 듯 “택시 기사들에게 마음의 부담이 있다”며 서울시장 당시 버스업계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택시 LPG 특소세 폐지’ ‘택시관련 최저임금법 개정’ 등 택시업계의 숙원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여러 분야의 경제가 다 어렵지만 가장 힘든 곳이 있다면 택시기사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며 “택시 기사들에게 마음의 부담이 있다면 서울 대중교통을 계획하면서 (버스 등에 중점을 둔 것은) 당시 택시 기사보다 버스 기사들의 경기가 더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 버스 기사는 좋은 일자리가 돼서 오히려 들어가기 힘든 직종이 됐다”며 “‘왜 같은 기사인데 버스기사와 지하철기사가 택시기사와 달라야 하는가’하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그는 “그 이후(대중교통체제 개편) 택시에 관련된 문제를 좀 다루다가 (서울시장) 임기가 다해(끝나) 다루지 못하고 나왔다”며 “택시기사들에 대한 여러 문제점을 알고 있고 앞으로 한나라당이 쟁점을 모아서 해결해 나갈 테니 의견을 달라”고 끌어안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선거 때 되면 택시기사들이 구전홍보를 통해 정치에 영향을 많이 준다고 해서 택시 기사를 잡아야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정치에 유리하기 때문에 주고받을 생각은 없다”고 ‘진정성’과 ‘실천력’을 강조했다.
그는 “선거 때마다 공약한 것이 다 이뤄졌으면 아무 문제없을 것이다. 쉽게 답변하고 쉽게 공약하는 것은 믿지 않는 것이 좋다. 공약이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며 “나는 오랫동안 정치한 것이 아니고 기업에서 오래 있었다. 서울시장 출마했을 때도 실천할 수 있는 공약 갖고 나왔고 어려운 공약이지만 공약한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생각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의 모토는 실천하는 정당,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이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택시 LPG 특소세 폐지 법안도 (한나라당이) 통과시키려 했는데 5표 모자라서 못했다. 농민들에게 유류세 면제하는 문제와 더불어 통과시켜야 한다는 게 한나라당 입장이고 나도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택시가 이 시점에서는 고급교통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대중교통육성법’을 처리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친(親)기업, 반(反)노동자’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도 엿보였다. 이 후보는 택시업계에도 최저임금제가 도입될 수 있게 해달라는 택시기사들의 요구에 “사업주들은 보나마나 경기도 나아지지 않았는데 임금만 더 나가며 어떻게 하느냐고 반대할 것”이라며 “여러분 요구는 최저 생활도 안된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택시기사들의) 요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택시관련 최저임금제 개정안이) 법사위에서 잘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노동자’의 편에 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