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24일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된 갖가지 의혹에 대해 “많은 문제가 나왔지만 나는 그렇게 살아보지도 않았고 그런 일을 하지도 않았다”고 ‘결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번 국회가 ‘이명박 국회’가 됐다. 어떻게 하다가 그렇게 돼서 결국 국정수행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 문제(BBK 관련 의혹들)가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것 자체가 참 안타깝고 나 때문에 국회가 공전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에게 미안한 감을 갖는다”며 “부탁하고 싶은 것은 상대가 정략적으로 2002년도 과거 발상을 갖고 나오더라도 여러분은 민생과 관련된 법안, 국가 중요 법안은 통과시켜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과 관련된 의혹들을 전면 부인한 데 이어 “한나라당 후보라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매우 자랑스러운 당” 등 의원들을 독려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범여권의 ‘BBK 공세’에 이어 이회창 전 총재 대선 출마설 등 ‘내부적 분란’ 요인까지 발생하면서 자칫 흔들릴 수 있는 당내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어 줘서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줬고 한나라당이 매우 자랑스러운 당으로 만드는 큰 계기가 됐다”고 박 전 대표의 ‘깨끗한 승복’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당 지도부 “김경준 와도 끄떡없다” “당당하게 대응하라”

    당 지도부도 나서서 대통합민주신당이 국감에서 제기하는 이 후보 관련 의혹들을 “이명박 헐뜯기”로 규정하며 의원들에게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혹시나’하는 불안 심리를 경계한 것이다. 

    강재섭 대표는 “BBK 문제에 있어서 김경준씨라는 사람이 들어와서 우리가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따질 것 없다”며 “김경준은 미국 법에 따라, 대한민국 법 절차에 따라 처리되도록 한다는 게 한나라당 입장이다. 아무런 정략적 의도도 없고 이 후보와 우리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법대로 처리하라는 것이 한나라당 입장이다”고 강조했다. ‘김경준 한국 송환’을 두고 이 후보가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일축한 것이다.

    강 대표는 “국정파탄 세력이 정치 공작을 해서 대선판을 흔들려고 여러 장난을 치는데 BBK 정보가 있다든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과거 정치공작 하듯이 면책특권 속에 숨어서 이야기하지 말고 국회에서 나와서 이야기해라”며 “국감 회의장에서 법의 보호 받는 우산 속에서 비겁하게 음해하지 말고 나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회사 이름은) 돈을 낸 사람들의 이니셜을 따서 많이 한다. LKe뱅크는 솔직히 이명박, 김경준 해서 ‘L’이 들어갔는데 BBK도 ‘LBK’라고 하든지 ‘BLK’라고 해야 이 후보가 관여돼 있는 것 아니냐”며 “의원들도 확신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어디 가서 이야기할 때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통합신당 국감 하는 것을 보면 우스꽝스럽다. ‘이명박 헐뜯기’ 경쟁에 나선 것 같다. 이 후보도 자다가 귀가 간지러울 것이다”며 “돌아가면서 재탕 삼탕, 앵무새처럼 헐뜯는데도 이 후보 지지도가 내려가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했다. 그는 “검찰, 금융감독원에서 BBK 사건에 관해서 혐의 없음이 결정 났는데 작품하나 만들어볼까 목매는지 모르겠다. 꼼수가 있는지 국민들도 의아해 한다”며 “BBK 김경준이 오든, 병접시가 날아오든 끄떡도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당당히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강 대표는 청와대 고소 사건에 관련된 검찰의 이 후보 출석 요구에 “공평하게 수사하려면 노무현 대통령도 불러서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 대표는 “이 후보 불러서 조사하겠다고 하면 고소한 노 대통령도 불러서 고소 취지 무엇인지 물어봐야 한다”며 “청와대 비서실장도 부르지 않고 비서실장 밑에 있는 직원 한 사람 불러서 조사해 놓고 우리 대통령 후보를 검찰에 나오라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대선 정국에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옳지 못한 자세로 끼어들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노 대통령이 떳떳하게 조사 받는다고 하면 한나라당도 이 후보를 내보낼 용의가 생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가 대선 후보로 나온 사람들 품평하는 것도 아니고 정책을 일일이 비판하고 관여하는데 이런 대통령도 유례 없는 대통령”이라며 “더 이상 대선 정국에 청와대가 끼어드는 일 없도록 하고 고소도 취하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