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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5개월도 채 남지않은 노무현 대통령의 '입'때문에 나라가 뒤숭숭하다. 노 대통령은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는 가 하면, 여권후보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에 대한 비판에도 연일 열심이다. 임기말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억척은 결국 기울어진 판도를 흔들어보려는 대선개입 의지와,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남남갈등을 일으켜 자신의 지지층을 다져보겠다는 속셈으로 읽힌다.
노 대통령은 12일에도 부산을 방문해 "경제제일주의로는 앞으로 우리에게 닥쳐오는 문제, 지속가능한 성장, 지속하는 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며 이 후보의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공격했다. 이제 '개판'정도는 노 대통령에게 막말도 아니다. 노 대통령은 이 후보의 '민간에 대한 정부규제를 줄여야한다'는 주장을 겨냥한 듯 "공정한 경기 운영자가 없으면 축구장이 개판되듯이 시장도 난장판이 된다"며 열을 올렸다.
이 후보의 교육공약도 노 대통령의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단계적 대입 자율화'를 내세운 이 후보를 비난하려는 듯 "정말 교육정책을 이렇게 흔들어도 교육이 제대로 갈까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후보의 교육정책 비전을 '본고사 부활'로 몰아세웠다.
노 대통령의 NLL발언은 정치쟁점으로 부상했다. 한나라당은 "북한 대변인같은 발언" "대한민국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며 강력 반발했고, 보수진영의 비난 성명도 이어졌다. 강재섭 대표는 "무엇 때문에 대통령이 스스로 자꾸 나서서 긁어서 부스럼을 일으키고 쟁점으로 삼고 이같은 발언을 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한나라당이 끝까지 추궁해야한다"며 대선에 영향을 끼칠 의도를 경계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대선정국에서 또 다른 갈라치기를 노리고 수류탄을 던졌다면 이는 근본적인 오산"이라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나서 노 대통령의 '대선 판흔들기'를 비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며 "남북문제를 활용해 대선에 개입하고 대선판도를 뒤집어보려는 검은 음모와 헛된 망상을 즉각 포기하라"고 주문했다.
최근 공개된 대표적 친노매체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은 지난 2005년 한나라당 대연정 제안을 떠올리며 "상대방이 난처할 줄 알았다. 수류탄을 (한나라당을 향해) 던졌는데 데굴데굴 굴러 와 가지고 막 우리 진영에서 터졌다. 그래서 아주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거침없이 내뱉았다. 대연정 제안이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을 '터지게'하기 위해 대통령이 벌인 '정치적 액션'이었음을 자인했지만, '친노세력'에 대한 노 대통령의 각별한 애정 만큼은 과시한 셈이 됐다.
이러한 노 대통령의 '바쁜' 행보에 한나라당은 대선개입만큼은 막아야한다는 입장이다. 강 대표는 "어떤 당의 후보든, 그 후보와 후보의 정책에 대해 청와대가 나서서 비판을 하면서 대선에 개입하는 것은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노 대통령을 '경쟁상대'로 두지 않는 느낌이다. 그는 자신의 공약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에는 "다른 할 일도 많을 텐데"라며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NLL발언과 관련해서는 "지금 시점에서 노 대통령은 말 안하는 게 좋겠다. 앞으로 남북한이 논의하는데 있어 협상기술로도 안좋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청와대발 공세에 직접 대응은 삼간 채 '민생행보'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