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9일 돌연 자택 칩거에 들어갔다. 이날 밤 출연하기로 예정돼 있던 SBS TV토론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 측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밤 국회 브리핑을 통해 "손 후보가 오늘 예정돼 있는 SBS 후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당과 방송사에 전달하고 캠프는 동요하지 말고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라고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손 후보의 돌연 자택칩거가 자칫 '후보사퇴론'으로 번질 것을 우려, "대변인 입장에서 별도의 해석을 하는 게 어렵지만 오늘 토론회에 나가지 않지만 이것이 후보직 사퇴를 검토하는 것으로 해석돼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손 후보 측 한 관계자도 "후보 사퇴는 아니다. 당 경선이 이렇게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항의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차단했다. 하지만 손 후보의 돌연 자택 칩거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현재 언론에는 SBS TV토론회 일정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손 후보 측은 "20일 일정도 모두 취소할 것"이라고 했다. 일단 이틀 동안 모든 일정을 접고 자택에 머물 예정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손 전 지사가 '후보사퇴'를 포함한 중대결심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정계은퇴설'까지 나오고 있다. 캠프 내부에서도 손 전 지사의 정계은퇴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손 전 지사 측은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손 전 지사의 내부 사정은 생각 보다 좋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당 일각에서는 손 전 지사의 가장 큰 고민은 선거자금이란 얘기도 나온다. 자금력이 부족해 경선을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것이다. 캠프 내부에서는 '이대로 경선을 하면 진다'는 자체 진단까지 나왔다고 한다. 손 전 지사가 바로 칩거를 끝내고 경선복귀를 한다면 조직·동원 선거에 대한 항의와, 추석 연휴 이후에 있을 광주·전남 선거를 앞둔 승부수로 볼 수 있으나 칩거가 길어질 경우 손 전 지사의 '후보사퇴'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손 전 지사의 이런 결정에 대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온도차를 나타냈다. 정 전 장관 측은 이날 예정된 TV토론에 대해 "손 후보가 빠진 상태에서는 국민에게 경선 파행으로 비치기 쉽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지만 이 전 총리 측은 "방송사에서 취소 통보가 오기 전에는 TV토론에 참석한다"고 했다. 초반 경선 4연전을 치른 뒤 당내에서는 손 전 지사의 중도포기설이 나왔고 이 경우 이 전 총리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 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반응이다.

    한편 손 전 지사 측 선대본부 부본부장인 김부겸 의원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당내 각종 의혹사례 진상조사위 구성 및 즉각 시정조치 ▲조직 동원선거 방지책 제시 ▲국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전당적 조치 강구 등의 요구사항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