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 2.0'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며 제2의 인터넷 붐이 일어났으며 인터넷 본래의 정신인 '참여,개방,공유'가 새로운 인터넷의 핵심으로 떠올랐었다.

    이후 웹 2.0을 표방한 기업들의 성공과 함께 뒤를 이어서 쏟아진 수많은 2.0들이 나타났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TV 2.0'이다. 웹 2.0의 정신인 참여와 개방 그리고 공유 개념을 TV에도 접목하려는 시도가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TV는 인터넷과 달리 그 태생부터가 일방적인 매체이며 그 속성 또한 참여와는 거리가 먼 미디어이다. 여기에 웹 2.0이 함께 하는 방법은 그래서 인터넷과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처음 TV 2.0이라는 말이 등장했을 때에는 TV의 편성기능을 대중이 나누어가지는 쪽으로 전개가 되었다. 기존의 방송은 방송사가 정한 프로그램을 시청자가 그대로 보야아 하는 시스템이었다면 초창기의 TV 2.0은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을 TV 2.0으로 정의한 것이다.

    이런 정의를 바탕으로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게 해주는 Tivo같은 장치가 TV 2.0 시대의 기술로 생각되어졌다. 그 뒤에 IPTV와 모바일 방송의 등장으로 이런 편성기능의 시청자 참여가 새로운 방송인 TV 2.0을 대표하는 것이 되었다. 미래의 방송은 이처럼 시청자의 장소적인 제약과 시간적인 제약을 뛰어넘는 것이 바로 웹 2.0의 정신을 TV에서 실천하는 것으로 생각되어졌다. 

    그런데 올해 방송의 날, 새로운 TV 2.0의 개념이 주창되었다. 편성기능의 시청자 참여 뿐 아니라 제작에 일반 대중이 참여하는 오픈 플랫폼으로서의 TV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언론계 57명의 인사들이 참여하는 (가칭)'미디어2.0 네트워크'가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발표한 주장은 웹 2.0의 개념을 거의 그대로 TV에 적용한 것으로 인터넷에서의 UCC 개념을 TV에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픈플랫폼이란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허용이 되어있으며 이 플랫폼에 올려진 콘텐츠들은 이곳에 참여한 사람들의 참여로 편성이 결정되어지고 이 콘텐츠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방식을 사용한 뉴스사이트들이 꽤 인기를 얻으며 새로운 시대의 미디어 개념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중이다.

    TV에 이런 개념을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진일보한 미디어 관점이라고 보여지지만 TV가 이런 방식의 참여로 제작이 되고 편성이 되며 시청자들이 자유롭게 그 콘텐츠에 피드백을 하고 이를 모든 사람이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약간은 드는 것이 사실이다.

    글쎄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개념이더라도 TV를 이용하는 시청자들이 이런 TV를 과연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서로 다른 속성을 가진 인터넷과 TV에 대해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할 필요도 있지않을까 하는 반론도 가능해 보인다.

    미래를 의미하는 것같은 뉘앙스를 지닌 '2.0'이라는 용어는 그 자체로 매력을 지녔다. 우리는 TV 2.0을 미래의 TV라고 여기고 그 모습이 우리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그려보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TV 2.0은 단순히 편성이나 제작에 시청자가 참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고민하기 보다는 무엇이 우리에게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TV의 모습인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된다.

    미래의 TV는 누구의 단독적인 머리속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이런 고민에 참여하는 시청자들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어떤 모습이 진정으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방향인지를 모두가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개방적인 자세로 받아들이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서 만들어 나가는 그 모습이 바로 진정한 2.0의 정신이라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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