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은 비노(손학규 정동영) 대 친노(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대결구도가 형성돼 있다. 비노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선두그룹이고 친노인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유시민 의원이 추격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친노 후보 간 단일화 그림이 그려지고 있지만 세 후보간 온도차가 있어 쉽게 전망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이·유·한 세 후보는 단일화에 앞서 손·정 두 후보를 끌어내리는 전략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일단 손·정 후보를 무너뜨린 뒤 단일화 작업을 추진해도 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이는 오는 15일 부터 시작되는 선거인단 선거까지 단일화 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대한 선거 전 앞서는 두 후보와의 격차를 좁혀 초반 손·정 두 후보의 대세론을 차단해보겠다는 의도에서다. 유 의원이 '정동영 저격수'로 나섰다면 '손학규 저격수'는 이 전 총리가 맡은 듯하다.

    11일 경제분야 정책토론회에서 유 의원은 정 전 장관을, 이 전 총리는 손 전 지사를 각각 집중 공격했다. 주제별 후보 간 상호토론시간에도 이 전 총리는 정 전 장관에게는 단 한차례의 질문도 하지 않은 채 질문을 손 전 지사에 쏟아냈다. 한 전 총리도  협공으로 이 전 총리의 '손학규 공격'을 도왔다.

    먼저 토론의 주도권을 잡은 한 전 총리가 '수도권 과밀화 현상'에 대해 이 전 총리에게 질문했다. 손 전 지사의 캐치프레이즈인 '일자리 대통령' 이미지를 흠집내기 위해서다. 손 전 지사는 매 토론회 마다 도지사 시절 '74만개의 일자리 창출'성과를 내세운다. 이 전 총리에 앞서 손 전 지사에게 질문한 한 전 총리는 "100이란 숫자를 놓고 같은 기간 손 전 지사가 74만개의 일자리를, 서울시가 12만개, 나머지 다른 지역이 14만개를 했다면 손 전 지사가 유능해서 일수도 있지만 이 문제는 한 개인의 유능과 무능보다는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며 손 전 지사의 성과를 깎아내렸다.

    그는 이어 이 전 총리에게 "수도권 과밀화 현상이 큰 장애라 생각한다"고 말한 뒤 "총리할 때 수도권 과밀해소와 경기도 발전을 두고 손 전 지사와 의견대립이 심했던 것으로 안다. 그때 이 후보는 손 전 지사가 경기도 발전만 중시하고 전국 균형은 무심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안다. 또 그때 '나는 고수고 손 지사는 한참 아래'라고 한 적도 있는데…"라고 물었다.

    곧바로 이 전 총리가 한 전 총리의 말을 받았다. 이 전 총리는 "나는 그때 손 지사가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는 줄 알았다"고 비꼬았다. 이어 "전국의 광역 경제권을 고루 잘 살펴야 하는데 수도권 공장증설만 주장해서…"라고 말한 뒤 손 전 지사에게 "대선후보가 된 입장에서도 그런가"하고 물었다. 한 전 총리의 질문을 통해 손 전 지사를 공격한 것이다. 손 전 지사는 답변할 기회가 없었다.

    자신의 질문시간이 돌아오자 이 전 총리는 다시 손 전 지사를 코너로 몰았다. 이번에는 손 전 지사의 도지사 시절 성과 중 하나인 '영어마을' 설립을 공략했다. 이 전 총리와 손 전 지사의 토론은 이랬다.

    이해찬 "손 전 지사는 파주와 이런 곳에 영어마을을 만든 것을 자랑하는데 김문수 도지사가 되고 나서 (김 도지사의) 임시회의에서 발언을 보면 '경기도가 영어마을까지 하는 것은 맞지 않다. 영어교육은 도교육청이 할 일인데 왜 경기도가 하느냐. 시설비만 1700억이나 들었는데 이런 호텔 같은 영어마을은 낭비다'라는 말을 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같은 당에 있었던 지사가 말했던 것이다"

    손학규 "영어마을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영어학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학교교육을 그대로 옮겨 학급이 일주일씩 와서 생활하면서 지도교수 감독 하에 이뤄진다. 공교육이다. 김문수 지사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돈이 들어가니까 '뭣하다' 하는데 (김 지사와) 교육철학의 차이라 생각한다"

    이해찬 "그런데 자료를 보니까 영어마을에서는 1박 2일 코스는 많고 일주일씩 운영되는 것은 거의 없다"

    손학규 "요즘 바뀌었나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내가 만든 영어마을과는 운영이 다릅니다"

    이해찬
     "잠깐만요. 내 질문시간이니까. 영어는 학생들이 정규 교과과정에서 제대로 된 선생님에게 정규적으로 배워야 하는데 일주일에 하루 이틀 배워서는 안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