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4시 20분경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박근혜 전 대표의 표정은 평상시와 다르지 않았다. 표정은 물론, 마지막 후보 인사말을 하는 목소리와 발걸음에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당선자에게 박수를 보냈고 선뜻 축하의 악수도 건넸다. 주변 의원들과 캠프 관계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안타까워하는 것과 달리 박 전 대표는 한 치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박 전 대표는 "경선 과정의 모든 일들은 이제 잊어버리자"며 동요하는 지지자들을 달랬고 "하루 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 몇날이 걸려서라도 잊자"고 했다. 박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이때 눈물을 훔쳤다. "역시 박 전 대표는 큰 정치인이다. 이번 경선은 박 전 대표가 이긴 것"이라며 울먹였다.

    박 전 대표의 이런 모습에 주변은 놀랐다. 일부 의원들은 혀를 내둘렀다. 이 당선자를 지원하던 한 초선 의원은 "박근혜 대표 참 대단하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표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가 전당대회장을 빠져나가자 주변의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은 울먹이며 박 전 대표를 기다렸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담담한 표정으로 지지자들을 달랬고 마지막 자리를 떠나는 순간 특유의 미소도 잃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캠프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오늘의 승자는 박근혜"라고 외쳤다. 서울 여의도 사무실 주변에서는 "박근혜가 이겼다"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네티즌들도 박 전 대표의 경선승복에 찬사를 보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댓글 대다수가 박 전 대표에게 보내는 격려 메시지였다. 네티즌 'kg0579'는 "큰 인물이 분명합니다. 박근혜님과 같은 바른 정치인이 있는 한 이 땅의 말없는 민주시민들도 지도자에게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san12105'는 "깨끗하게 경선에 승복하고 본연의 모습으로 정권창출에 매진하겠다는 그가 아름답다"면서 "진정한 승리자는 박근혜"라고 주장했다. 'jukang0'는 "박근혜 대표에게 완전히 반했습니다. 결과 발표 후 박 전 대표의 경선승복연설은 정말 감명 깊었고 국민은 오늘의 당신 모습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입니다. 이명박 후보의 연설보다도 더 감명 깊었고 18대 대통령은 박근혜 바로 당신입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