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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 캠프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이 갑자기 화를 내며 취재진에게 다가왔다. 좀처럼 언성을 높이지 않던 홍 위원장은 "이런 나쁜 놈들이 어디 있느냐"면서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뭐야 이게…"라고 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 날이라 참는다"면서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다.
이유는 핸드폰 문자메시지 때문.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에서 조직적으로 대의원과 당원들에게 박 전 대표를 비방하는 내용과 이 전 시장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게 박 캠프의 주장.이날 오전 11시경 캠프의 일부 관계자들 핸드폰에는 '박 후보 측 금품살포 움직임 포착. 원칙 뒤에 숨은 탈법 조심. 후보 능력보고 투표합시다'란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왔다. 캠프의 김재원 대변인에게는 비슷한 시간 '대구·경북 경제 살릴 TK아들 이명박, 경제먼저~ 오빠먼저~ 이명박과 함께'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왔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이런 식으로 해서 되겠느냐"고 개탄했고 "핸드폰으로 투표용지를 촬영하다 선관위에 적발되면 모두 무효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전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표용지를)'핸드폰으로 찍어오라' 그렇게 하는데… 그 말을 듣고 그렇게 할 당원은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런 식의 지시를 하면 앞으로 우리 당이 어떻게 될지, 나라가 어떻게 될지 짐작 할 수 있다"면서 "협박에 굴할 당원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에는 투표결과가 당협별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전체 투표가 모두 섞이기에 누가 어디서 어떤 투표를 했는지는 전혀 모른다"면서 "당원들이 어떻게 해야 정권교체가 되고 나라가 사는지 소신과 애국심, 애당심 하나만 갖고 소신투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정현 대변인은 앞서 논평을 통해 "가장 기가 막힌 것은 투표용지 핸드폰 촬영지시"라면서 "특정 후보를 찍었다는 증거를 핸드폰으로 찍어서 보여 달라고 했다는 것인데 전국적인 제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캠프 차원의 조직적인 지침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헌정 이래 처음 듣는 해괴망측한 불법선거로 사실상 변종 공개투표로 자유당시절 보더 더 지독한 불법선거행태"라고 비판한 뒤 "이것은 선거제도를 무력화 시키는 무서운 민주주의 파괴행위로 국가적 차원에서 근절시켜야 할 사안으로 당에서도 기표소에 들어가기 전 핸드폰을 일시보관 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