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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JP)가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나라당 ‘빅2’ 진영에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날 YS와 JP가 만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지지선언을 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오자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즉각 민감하게 반응했다. 반면 이 전 시장 측은 '두고보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표 측 이혜훈 대변인은 JP와 직접 접촉한 뒤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경선 투표일을 이틀 남겨둔 상황에서 충청권에 영향력을 가진 JP가 이 전 시장을 지지한다고 알려질 경우 박 전 대표의 득표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JP는 유운영 전 대변인을 통해 이 전 시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YS와) 그런 합의를 한 적이 없다”며 “단순히 저녁을 먹자고 약속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JP는 “그런 자리라면 나가지 않겠다”고도 했다. YS는 이 전 시장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JP가 ‘이명박 지지설’을 부인했다고 전해진 후 이를 처음 보도했던 언론은 YS와 JP가 만나 “이 전 시장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선언을 할 예정”이라는 당초 보도내용에서 “한나라당 경선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한발 물러났다.박 전 대표 측은 ‘YS-JP 이명박 지지설’ 논란과 관련, “‘고약한 국민 속임수’로 일종의 사기극”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정현 대변인은 “이 전 시장은 전직 대통령과 정계 대선배 줄세우기 책임 지고 국민과 두 어른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무리 정치적 도의가 땅에 떨어졌다 해도 팔순의 전직 대통령과 원로 선배까지 경선 과정에서 후보 앞에 줄 세우고 동원하는 것은 결코 후진의 도리가 아니다”며 “정치적 패륜이다. 참으로 오만하고 무례한 모욕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JP는 지난 15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육영수 여사 제33주기 추도식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을 쏠렸다. JP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로 박 전 대표와는 인척 관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