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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극한 대립으로 ‘한나라당 경선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당 원로들이 두 후보간 분열 양상을 ‘봉합’하려고 나섰다. 당 상임고문들은 16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모든 후보가 경선 결과에 흔쾌히 승복하고 다시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경선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결의했다.
박관용 선거관리위원장의 주선으로 한 자리에 모인 당 원로들은 한나라당의 정권탈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의 단합과 화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며 “승자는 겸허한 자세로 패자를 끌어안고 패자는 깨끗하게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관위 대변인 최구식 의원은 “(상임고문들 중) 각 캠프에 소속된 분들이 많았지만 두 시간 내내 거의 이견이 없었다”며 “당을 추스르고 정권 창출에 원로들이 앞장서자는 데 거의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원로 27명은 “경선이 끝나면 다시 한마음 한뜻 한 몸이 돼 정권교체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며 ▲경선 결과 승복 ▲과열·혼탁상 방지 ▲경선 이후 단합과 결속을 강조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의 간절한 염원을 받들어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며 “경선 이후 당의 단합과 결속을 위해 경험과 경륜을 살려 정권 창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당 선관위도 경선 이후 후보들을 하나로 묶어 두기 위해 20일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최종 선정된 이후 패배한 후보들에게도 경선결과를 받아들인다는 ‘승복연설’을 할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최 의원은 “(경선에서) 패배한 세 후보도 간단하게 연설하는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며 “각 캠프에 속한 원로들이 많았는데 박 위원장이 후보들이 ‘승복연설’을 하도록 권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문제는 개표하고 후보자가 결정된 이후 한나라당이 어떤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것인가다”며 “경선 마지막 며칠을 앞두고 과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나친 경쟁도 자제해야 하지만 경선 이후 결과에 승복하고 다시 하나 되는 모습을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경선 이후’를 걱정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목표를 정권교체에 두고 당이 분열하지 않고 깨끗하고 멋진 경선을 치르도록 노력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경선 과정에서 양 캠프 간 감정대립이 있는 것은 솔직히 인정할 것이다. 이것을 해소하는 방법은 어른들 몫 아니냐. 대통령 후보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라 정권 획득이 최종 목표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단합’을 위한 원로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이 전 시장 측 유준상 전 의원과 박 전 대표 측 김용갑 의원이 검찰의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 수사에 대한 양 진영의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언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져 이날 화합을 강조한 원로들의 결의는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원로 회동에는 이 전 시장 측에서 김수한 전 국회의장, 정재철, 하순봉, 김명윤, 신영균, 유준상 전 의원 등이, 박 전 대표 측에서는 최병렬 전 대표와 김용환 전 의원, 김용갑 의원 등이 각각 참석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또한 17일에는 이 전 시장측의 박희태,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 박 전 대표측의 홍사덕, 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간 회동도 주선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후 6시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예정된 이-박 캠프 선대위원장 회동 역시 원로 회동과 같은 '상생경선'의 취지라고 최구식 선대위 대변인은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