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15일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에 이어 '김유찬 위증교사 녹취록'이 공개되자 "이 전 시장은 절대 본선을 완주할 수 없다"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최병렬 고문과 홍사덕·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10여명에 이르는 의원들이 참석한 대규모 기자회견을 갖고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 등을 거론하며 '불안한 후보 이명박 필패'론을 역설했다. 박 전 대표 측은 16일과 17일 부산에서 이 전 시장의 후보 사퇴를 압박하는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당 지도부에 전국위원회, 상임전국위원회, 의원총회, 당협위원장 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였다.

    박 전 대표 측은 특히 '도곡동 땅' 의혹 뿐 아니라 이 전 시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던 1996년 15대 총선에 대한 재판과정에서 당시 서울 종로지구당 사무국장이었던 권용옥씨가 김유찬씨에게 위증을 교사했다고 시인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공세의 고삐를 더욱 조였다.

    김무성 조직총괄본부장은 "법률적 상식으로 봐도 이 전 시장은 절대 본선을 완주할 수 없다"며 "이 전 시장은 지금 이 시점에서 어느 것이 나라를 위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더 이상 역사와 국민의 죄인이 돼선 안된다. 본선에서 완주할 수 없는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가 된다면 우리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며 '정권교체 실패'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도곡동 땅, BBK 게이트, 희망산악회 게이트 등을 고려할 때 이 전 시장은 절대 본선을 완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원, 대의원들이 본선 완주가 불가능한 후보를 선택할 리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 후보가) 관상학적으로 용퇴할 사람 같지가 않던데…"라고도 했다.

    엄호성 조직총괄부본부장은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과 관련, "한 언론보도를 보면 검찰 관계자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을 '이 전 시장 측에 대한 배려나 예우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며 "이상은씨 지분의 도곡동 땅이 이 전 시장의 것이라고 단정한 것보다 더 분명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이 추가로 내놓을 자료가 있다는 강한 암시"라며 "경선 후 제시된다면 그 때 일어나는 혼란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했다.

    그는 "9월 정기국회에서 집중 포화될 것이다. 국정조사, 특검 등 전방위 조사가 예상된다"며 "과반 의석을 갖고 있는 집권여당이 있는 사실 중 감춰진 부분을 샅샅이 밝히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렇게 되면 과연 한나라당의 정권교체가 가능하냐"고 말했다.

    김재원 대변인은 '김유찬 위증교사 녹취록'에 대해 "김재정의 처남이고 당시 종로구지구당 사무국장으로 선거에 관여했던 권씨가 명백히 범죄사실을 시인한 것"이라며 "검찰이 김유찬씨를 구속했다하더라도 새로운 자료가 나온 것을 갖고 즉시 재수사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공소 취소도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