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13일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북핵문제 남북정상회담 부담’ ‘도로 열린우리당 비판 대응’ 발언과 관련, “국가원로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저버리고 노골적으로 정치 개입하고 있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이) 143석 된다는데 몸집만 큼 ‘도로 열린당’ ‘국정실패당’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DJ가 각본, 감독, 연출을 맡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열린당이 기득권을 포기한 정당인 것처럼 본질을 호도하고 그쪽(범여권) 대선주자에게 ‘도로 열린당’ 비판에 즉각 대응하라는 구체적인 작전 지시까지 하고 있다”며 “(DJ가 범여권) 대선주자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DJ는 국가원로다. 국가원로로서 지위를 스스로 저버리고 노골적으로 정치개입을 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DJ는 국가원로로 대접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국민의 심판이 내려진 열린당에 강경 좌파 세력이 결합한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것도 없다”고도 했다.

    그는 “DJ는 정치판에 기웃거리면서 특정 세력을 편드는 ‘정치 보스’를 할 것인지, 국가원로로 남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며 “전자(‘정치보스’)를 선택한다면 공식, 공개적으로 정치 복귀를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가원로로 대접 받길 원한다면 이쯤에서 정치에 손을 떼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국회브리핑에서 “김 전 대통령이 여당 총재가 된 듯 정치개입이 점입가경”이라며 “핵이 정상회담 부담 돼서는 안된다느니, 도로 열린당 비판에 당당하게 맞서라느니 한 마디로 훈수가 노골적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권의 대선주자들도 김 전 대통령을 찾아가서 모두 머리를 숙이고 또 민족의 사표니 하면서 치켜세우고 있다”며 “‘섭정’을 하려면 차라리 정계복귀를 하는 것이 나을 듯 싶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