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은 10일 BBK 금융사기사건과 관련,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001년 2월 28일 BBK로부터 50억원가량을 송금받았다”며 ‘BBK 이명박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은 BBK 사건에 이 전 시장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불안한 후보 이명박’을 강조한 것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시장이 검찰 소환을 당해 포토라인에 서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캠프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기자회견에서 “(이 전 시장의 처남 김재정씨와 큰형 이상은씨가 대주주인) 다스가 고용한 변호사와 회계사가 작성해 미국 법원에 제출한 것”이라며 ‘BBK의 외환은행 계좌 입출금 내역’을 공개한 뒤 이같이 주장했다. 

    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BBK가 2001년 2월 28일 이 전 시장에게 49억9999만5000원을, 회사 대표인 김경준(KJ Kim)씨에게 29억2329만9992원을 송금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공개한 자료에 이 전 시장을 ‘Myung Bak Lee(Mayor)’라고 표현한 이유에 대해서는 “통장 사본이 아닌 다스가 고용한 변호사에서 정리한 자료다. 재판이 진행된 것은 2004년부터니까 괄호 안에 시장으로 적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스 측이 작성해서 미국 법원에 제출한 자료로 질의한 것이니 이 자료에 대해서는 이 전 시장 측이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 자료는 미국 연방정부가 김씨와 에리카 김의 부동산을 상대로 재산압류소송을 한 데 대해 김씨의 변호사가 일종의 약식재판(양측이 주장하는 팩트가 동일할 경우 법원이 곧바로 판단하는 재판)을 요구하자 다스 측이 정식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다스가 고용한 변호사와 회계사가 작성해 미국 법원에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BBK와 이 전 시장 사이의 관계를 암시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BBK로부터 송금받은 돈 50억원은 무슨 명목으로 받은 돈이냐. 문제의 외환은행 BBK 계좌는 누가 관리하던 계좌냐”며 “문제의 계좌에서 김경준(KJ Kim)에게 송금된 돈은 무슨 돈이냐”고 따졌다. 또 “당 검증위원회는 BBK에 대해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의문을 조사하라”며 “검증위가 검증청문회 직후 조사보고서 3부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는데 조사보고서를 당장 공개해라”고 요구했다. 

    "김경준이 BBK 이명박 실소유자 입증 자료 제출하면 검찰 나선다"
    "9월 이후 이명박 검찰소환 돼 포토라인 서는 최악 사태 발생할수도"


    박 전 대표 측은 이어 김경준씨가 9월 중 귀국해 이 전 시장이 BBK 실소유자임을 입증하는 자료를 검찰에 제출할 것이라는 언론보도와 관련, “이 전 시장이 검찰 소환을 당할 수도 있다”며 “이 전 시장이 포토라인에 서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몰아붙였다.

    경향신문은 이날 김경준씨가 9월 중 귀국해 이 전 시장이 BBK의 실소유주임을 입증하는 자료 뿐만 아니라 다스가 BBK에 투자한 금액이 190억원이 아닌 24억원임을 입증하는 ‘채권포기각서’를 검찰에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고 그 중 50억원만 돌려받아다는 다스의 주장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박 전 대표 측 이정현 공동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같은 보도 내용을 언급한 뒤 “모든 재산변동 사항이 전부 허위라는 이야기다. 세금, 공직자 재산신고, 재산은닉 의혹 등이 다 문제가 된다”며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검찰이 대대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경과에 따라서는 김경준씨 말을 입증하기 위해 9월 이후 이 전 시장이 검찰 소환을 당할 수도 있다”며 “저녁뉴스는 이 내용이 주가 될 것이고 신문은 도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가 막힌 것은 김경준씨 입국 시기다. 도대체 한나라당 경선 이후인 9월로 시점을 고집한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노무현 정권은 8월 말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여세를 몰아 9월에 당을 정비하고 대선후보 선출 드라마를 계획하고 있다. 잘 짜인 시나리오나 정권연장 계획서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