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9일 범여권 대선후보로서 대선출마를 공식선언 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 대해 “장래가 걱정된다”며 혀를 찼다. 또 “금도를 버린 패륜아” “이인제와 같이 이용만 당할 것” 등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나라당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공식적으로는 “이미 탈당하고 범여권에 합류해서 범여권 후보가 되고자 나섰으니 성공하길 바란다”고 ‘점잖은 반응’을 내놓았지만 당 사무처 노동조합이 이날 손 전 지사를 상대로 탈당과 명예훼손 행위에 따른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브리핑에서 “한나라당과 함께 끝까지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며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보가 되더라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국정실패 세력과는 함께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벌써 그런 세력들이 손 전 지사를 집단적으로 이지메(いじめ, 따돌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손 전 지사의 장래가 걱정된다. 탈당을 후회하고 친정인 한나라당으로 돌아온다면 언제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일 부대변인은 “손씨가 대통합민주신당의 유력후보로 거론된다는 사실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손씨는 최소한의 금도를 버린 패륜아가 분명하다.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에게 패배의 쓰라림을 안겨준 공작정치 원흉인 설훈을 상황실장으로 임명한 것만 봐도 그의 비인간적 양심을 보는 듯 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기르게 한다. 뻐꾸기 새끼도 생존을 위해 부화한 다른 새를 밀어 떨어뜨리고 먹이를 독식하는 야비함을 보인다. 손학규의 뻐꾸기 행태를 누가 반기고 좋아하겠느냐”며 “메이저리그인 한나라당에서 도저히 안되겠다고 일찌감치 국정파탄세력들과 함께하는 마이너리그에 둥지를 튼 손씨는 5년 전 이인제와 같이 이용만 당하는 어리석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퍼부었다.

    당 사무처 노조는 손 전 지사의 대선출마 기자회견 당일 서울 남부지법에 손 전 지사에 대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손 전 시장의 배신적 탈당행위와 명예훼손으로 인한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한다”며 “당과 당원에 대한 배신적 행위와 정치적 도의를 헌신짝 버리듯 하는 철새정치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차원”이라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김희태 노조위원장은 보도자료에서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과 당원들이 전폭적인 지원과 희생을 바탕으로 각급 공직선거에서 당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으로 요구되는 최소한의 도의와 양심마저 져버렸다”며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군정잔당세력으로 매도하는 등 한나라당의 명예를 심히 훼손하는 언사를 퍼붓고 탈당해 한나라당과 당원, 사무처 당직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을 배신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