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빅2’ 진영의 극한 대립을 불러온 여론조사 질문 방식을 박관용 선관위원장의 ‘절충안’으로 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한나라당 경선 선거인단의 20%를 차지하는 여론조사 질문 방식은 “선생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다음 네 후보 중 누구를 뽑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로 결정됐다. 

    선관위는 이날 경남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대선후보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박 위원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갖고 참석한 선관위원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최구식 의원이 전했다. 선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최 의원은 “‘지지도’와 ‘선호도’ 양쪽 방식에 대해 각 캠프간 의견대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양쪽의 주장을 절충해 반반씩 받아들인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선관위 측은 “더 이상 늦출 수가 없고 박 위원장이 각 후보를 충분히 접촉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하며 여론조사 질문 방식을 둘러싼 논란을 봉합하려 했지만 ‘빅2’ 진영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은 “캠프 입장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여론조사전문가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선호도 조사)이 존중돼야 한다”고 반대했다. 그는 “캠프에서 정식으로 논의해보겠다”면서도 “경선과정 모든 부분에서 (우리가) 양보했다. 최종 순간까지 우리 측에 공을 돌리는 것은 공정한 처사가 아니다”고 이번 선관위 결정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은 격앙된 분위기다. 이혜훈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 이하 캠프는 격앙된 분위기이고 반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 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일단 박 전 대표에게 상황을 보고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 측은 선관위가 확정한 ‘중재안(절충안)’이 “무늬만 중재안이지 내용상 중재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내용마저 중재안이 나와도 (이것은)원칙의 문제로 (후보간)유·불리 문제가 아닌 만큼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한편 이날 경남합동연설회 직후 강재섭 대표와 박 위원장,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긴급회동을 갖고 “이 시점 이후 일어나는 각 후보 캠프의 상호비방과 네거티브에 대해 엄정한 잣대로 징계절차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를 위해 선관위와 윤리위원회를 수시로 개최하기로 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지도부는 “캠프 유·불리에 따라 당 지도부와 선관위를 흔드는 방법이 정도를 벗어났다”(강 대표) “이전투구식 싸움의 도가 지나치다. 강경대응이 필요하다”(박 위원장) “후보의 행위는 몰라도 참모들의 행위는 좌시할 수 없다”(인 위원장) 등 경고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각 후보 진영에 ▲물증 없는 금품시비, 과열혼탁 선거 ▲사생결단식 상호비방 ▲선관위 결정 흔들기 등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