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전될 것"이라 자신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어떤 계산을 하고 있을까. 현재 발표되는 언론사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일반 국민 대상의 경우 6~12%P 격차를 보이고 있고 대의원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0%P 가량 앞서고 있으며 당원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경선 선거인단은 대의원 4만6196명(20%), 당원 6만9496명(30%), 일반국민 6만9496명(30%), 여론조사 20%로 구성돼 돼 있다. 발표되는 여론조사 수치만 놓고 본다면 박 전 대표가 역전을 자신할 근거는 불명확하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는 "이긴다"고 주장한다. 박 전 대표 측은 "미세한 승리가 가능하다"고 했고 다음과 같은 계산으로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

    대의원의 경우 이 전 시장에 10%P 뒤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20%를 반영하는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뒤지고 있다는 점에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경선을 하면 힘들다"고도 말한다. 그럼에도 "미세한 승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반영 비율이 높은 당원과 일반국민 선거인단에서 앞설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각각 30%씩 총 60%가 반영되는 당원과 일반국민 선거인단에서 박 전 대표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 "역전될 것"이란 박 전 대표 주장의 근거라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당원과 일반국민 선거인단 구성의 경우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당원과 일반국민 선거인단 모두 박 전 대표가 강세를 보이는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돼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또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높은 농촌의 투표율이 도시보다 높다는 점도 역전 근거 중 하나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은 도시, 박 전 대표는 농촌지역에서 지지가 강하다"며 "그동안 투표율을 봤을 때 도시보다는 농촌의 투표율이 높았다. 이것은 근거가 분명한 사실"이라고 했다.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다는 점 역시 박 전 대표가 유리한 점으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지금 당원의 경우 박빙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실제 투표장에 참석하는 당원과 일반국민 선거인단을 놓고 보면 결과가 크게 다를 수 있다"면서 "적극적인 지지층의 투표참여가 높고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은 박 전 대표가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반영비율이 높은 당원과 일반국민 선거인단에서 10%P가량 앞선다면 뒤쳐지는 여론조사와 대의원을 만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책임당원 규정 등 경선 룰의 세부조항 합의과정에서도 유리한 협상을 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5월 경선 룰의 최종합의 뒤 박 전 대표 캠프에서는 합의결과에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협상줄다리기에서 승리했다고 자평한다.

    박 전 대표 캠프는 남은 기간 동안 지지율 3% 상승을 목표로 잡았다. 현재 발표되는 여론조사 격차가 6~12%P의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여야 대선주자를 모두 포함한 조사로서 큰 의미가 없고 당 후보 4명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실제 경선에 반영되는 여론조사 방식이라며 이 경우 지지율 격차는 5~8%P로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박 전 대표가 경선 전 지지율을 3%만 끌어올린다면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내로 줄어들게 되고 이럴 경우 승산은 충분하다는 것이 박 전 대표 캠프의 판단이다.

    캠프 관계자는 "지금 3%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고민이 크다"고 했다. 그래서 경선 전 확실한 한방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이명박 금품수수'카드까지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캠프 관계자는 "명확한 근거없는 의혹제기는 이제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이 전 시장 측의 금품살포와 향응제공 주장은 확실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꺼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