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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선에서 발을 떼자마자 지지자 간 충돌사태와 일정연기사태,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등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온 한나라당 대선후보 합동연설회가 회를 거듭할수록 제 분위기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30일 네 번째 합동연설회가 열린 인천 중구 도원체육관은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참석자들의 응원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한나라당 합동연설회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심장소리!'라는 슬로건을 걸고 개최되고 있다.
이날 합동연설회는 인천지역 선거인단수(9512명)의 절반도 수용하지 못하는 3500석 규모의 협소한 장소에서 열려 '들어오는 사람'과 '막으려는 사람' 사이에서 빈번한 충돌이 발생했다. 특히 서로 상대 후보 지지자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철저하게 비표를 확인하는 등 곳곳에서 날선 신경전이 벌어졌다.
행사장 안에서는 응원 경쟁이 치열했다. 인천을 자체분석에서 열세지역로 보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이 좀더 적극적이었다. 박 전 대표 측 김무성 조직총괄본부장은 이날도 객석에 앉아 참석자들과 음악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으며 송영선 의원과 한선교 의원도 플로어와 객석을 오가며 흥을 북돋았다. 수적인 면에서 강세를 보인 이 전 시장 측 의원들은 직접 나서 응원을 하기보다는 연설문을 언론에 배포하는 등 홍보에 치중했다.
두 유력주자의 지지자들은 행사 시작 한시간 가량 전부터 각각 어깨동무를 하고 율동과 함성으로 세대결을 펼쳤다. 당 지도부가 '열기고조 도구'로 지칭한 꽹과리, 호루라기, 피켓 등의 지참을 금지한 방침에 따라 지지자들은 별다른 도구 없이 저마다 특색있는 율동을 선보이며 지지후보에 힘을 보탰다.
이날도 응원 열기는 '빅2'의 등장과 함께 최고조에 달했다. 5분 가량 먼저 도착한 이 전 시장은 '기호 1번'을 뜻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행사장을 한 바퀴 돌았고, 지지자들은 손을 흔들며 '이명박' 연호로 화답했다. 이 전 시장과 바통 터치하듯 등장한 박 전 대표에게도 '박근혜'를 외치는 목소리가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한편 지난 24일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이 전 시장측 이성권 차명진 의원의 기자회견을 방해했던 40대 남성이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기자'라고 주장했던 이 남성은 이날도 행사장에서 당 관계자들과 잠시 언쟁을 펼치다 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모인 객석으로 자리를 옮겨 응원전에 가세, 본색(?)을 드러냈다.[=인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