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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이 박근혜 전 대표측의 '이명박 필패론'에 '망당론(亡黨論)'으로 적극 맞대응에 나섰다. 이 전 시장측은 박 전 대표 진영의 거듭된 네거티브성 공세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한편으로 최태민씨 의혹, 주민등록초본 부정발급 유출건 등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공세에도 적극 나서는 양면작전으로 경선 중반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박형준 대변인은 30일 "이명박이 필패면 박근혜도 필패고, 곧 한나라당도 필패라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냐"며 전날 박 전 대표측 홍사덕 선대위원장이 제기한 '필패론'을 강력 비난했다. 그는 "해당행위로 당원자격조차 얻지 못한 채 사실상 불법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이 이제 망당까지 부르짖고 있다"며 홍 위원장을 직격했다.
박 대변인은 80년대 중반 소위 '이민우 구상'의 민한당, 90년대 김대중 전 대통령(DJ) 대선 패배, 2000년 무지개연합, 2002년 이회창 총재, 2004년 탄핵사건 등을 홍 위원장이 '망당의 길'로 몰아간 사례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제 그가 박 전 대표 곁에서 박 전 대표를 망하게 하고, 이 전 시장을 망하게 해 결국 한나라당을 망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박 전 대표 캠프와 당 지도부에 홍 위원장에 대한 조치를 강력히 주문했다. 그는 "박 전 대표도 공멸의 길이 아닌 공생의 길로 가려면 홍 위원장을 정리해야한다"고 주장했으며,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망당 전문가 홍 위원장의 불법 선거운동행위는 물론이고, 공멸행위에 대해 엄중 경고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장광근 대변인 역시 2002년 한나라당의 대선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며 박 전 대표 캠프를 압박했다. 장 대변인은 "박 전 대표 캠프의 서청원 선대위원장, 박근혜·최병렬·김용환 공동선대위의장, 홍사덕 공동의장,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 김무성 TV미디어단장이 당시 이회창 후보를 둘러싼 핵심참모"라면서 "여권의 네거티브를 막아내지 못해 정권을 헌납한 분들이 지금 네거티브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2002년 대선패배는 후보 때문이 아니라 집권세력의 음해공작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패배 후 모두 음해였음이 밝혀진 후에야 땅을 치고 통곡한들 무슨 소용이 있었느냐"며 "네거티브의 종말은 모두의 파멸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측의 연이은 '필패론' 공세에 이 전 시장 캠프는 강한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한 캠프 관계자는 "이명박 필패론으로 10가지 이유를 든다면 박근혜 필패이유는 20가지도 넘는다"고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박 전 대표측의 마지막 전략이란 것은 이해하지만, 해도 너무 한다. 무작정 상대방을 끌어내리려고만 해서야 되겠느냐"며 비판했다.
한편 이날 인천에서 열릴 네번째 합동연설회에서 이 전 시장은 '대세몰이'에 주력, 초반 판세를 유지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전 시장측은 인천 12개 지역구 중 8개 지역을 강세로 판단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유세를 통해 검증청문회에서 나온 박 전 대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흠없는 후보' 주장을 정면격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네거티브 공세가 경선판도에 줄 영향을 이쯤에서 차단해야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부동산 의혹 등 자신을 겨냥한 각종 설에 대해 직접 해명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별도로 캠프에서는 최태민씨와 관련한 의혹에 박 전 대표의 해명을 거듭 요구하며 압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