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울산에서 열린 세 번째 한나라당 대선후보 합동연설회는 시작 전부터 지지자들 간의 응원전 열기가 뜨거웠다. 피켓 플래카드 등 응원도구 사용이 금지되면서 지지자들은 음악에 맞춘 율동과 구호로 상대후보 기선제압에 나섰다. 합동연설회 진행 횟수가 늘어날 수록 지지자들도 '현행룰'에 맞춰 응원 방식을 바꿔가며 경선 열기를 점차 고조시켰다. 

    한나라당은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으로 온 국민적 충격이 큰 만큼 이날 행사도 별도의 식전행사 없이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려 애썼으며, 당원과 선거인단도 큰 무리없이 행사 진행을 도왔다. 그러나 다소 경직됐던 부산연설회와 달리 행사장을 가득 매운 당원들은 힘차게 지지 후보를 외치며 세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연설회에서도 모든 주자들은 입모아 '단합'을 외쳤지만, 유력 후보 지지자들의 '파도타기' 응원은 구분선으로 놓인 한나라당의 플래카드를 넘지 못한 채 한쪽에서만 머물러 '과열경쟁'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플래카드에는 '화합의 한나라 국민께 꼭 약속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울산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6개 지역구 중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성향은 정갑윤 의원의 중구가 유일할 정도. 이 같은 수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이 나섰다. 김무성 의원은 중구 지역 좌석에 지지자들과 나란히 앉아 "박근혜"를 연호하며 율동을 함께 했다. 송영선 김재원 한선교 곽성문 이혜훈 서상기 의원 등은 플로어에서 박 전 대표 기호를 뜻하는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이며 지지자들의 흥을 북돋았다.

    이에 질세라 이 전 시장 지지자들도 조직적인 율동으로 "이명박"을 외치며 박 전 대표 지지자들에 맞섰다. 이 전 시장 지지자들의 응원은 젊은 여성들이 이끌어 눈길을 끌었다. 중견탤런트 이영후씨 등 연예인들도 객석 앞에 나와 "이명박"을 연호했다. 전날 부산 합동연설회에서는 '얌전히' 자리를 지켰던 이 전 시장 측 진수희 김기현 의원 등도 이날은 박 전 대표 측 의원들과 응원대결을 펼쳤다.

    3000여명의 뜨거운 열기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1시 55분쯤 먼저 도착한 박 전 대표가 행사장을 한바퀴 돌며 인사를 할 때는 '박근혜'를 연호하는 목소리만 들렸으며 5분가량 뒤에 이 전 시장이 도착하자"'이명박"을 외치는 소리가 동천실내체육관을 뒤덮었다. 원희룡 의원은 전날 부산에서와 마찬가지로 객석을 돌며 당원 및 선거인단과 인사를 나눴다.[= 울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