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선후보 광주 합동연설회 연기 사태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당 지도부에 강력히 항의했던 박근혜 전 대표는 25일 월남전 참전 용사들의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전국 고엽제전우회 만남의 장 및 충혼위령제’에 참석해 ‘애국심’을 강조하며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영웅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대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최근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이 ‘박정희 비자금’ 등을 두고 검증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참전용사들 앞에서 아버지의 ‘애국심’을 부각시키며 대권 의지를 다진 것이다.

    월남전 참전 용사들과 가족 1만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박 전 대표는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흘린 피는 아직도 뜨겁지만 여러분을 위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정부는 없었다”며 참석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는 “조국의 부름을 받고 월남으로 떠나는 배에 오르는 여러분은 비록 가난했지만 가슴 벅찬 조국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 세월 동안 여러분에게 그런 조국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표는 “여러분이 월남전에 바친 소중한 젊음과 희생은 세계 평화는 물론 우리 경제 발전에 커다란 이바지를 했다. 가난한 조국 근대화의 길을 밝히는 촛불이었다”며 “스스로를 불사르면서 주위를 밝힌 여러분의 애국심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어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통 받는 여러분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고엽제 전우 여러분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며 “나 박근혜,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영웅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축사를 마친 뒤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충혼위령제에 분향하는 것으로 고인이 된 참전용사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1만여명의 참전용사들은 “박근혜”를 연호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냈으며 단상에 오른 박 전 대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기자들에 항의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 사하구청에서 열리는 엄호성 김영선 의원이 주최 ‘3·40대의 세금부담과 자녀 육아부담개선을 위한 CTC(양육지원세제) 도입 공청회’에 참석한 뒤 서구지역 당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부산 합동토론회에 앞선 지역 다지기에 집중한다. [=창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