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은 23일 당 지도부의 대선예비후보 광주 합동연설회 연기 권유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고 “예정대로 치러야 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24일)로 예정된 광주전남 지역 합동연설회 연기를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박 전 대표 캠프는 “도대체 경선을 하자는 것이냐 말자는 것이냐. TV합동토론회도 줄이고 합동연설회도 하지 않으면 두더지 선거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격앙했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전후 사정으로 판단하건데 우리의 추격전이 본격화되고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들자 어떻게든 리듬을 깨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염려하는 바는 잘 알겠으나 민주정당의 대선후보 경선 연설회는 큰 잔치이니 과열된 것도 한 분위기”라며 “박관용 선관위원장이 후보 4명을 직접 불러서 재발방지 약속을 받는 것으로 갈음하고 내일 행사는 예정대로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경선을 많이 봤을 것이다. 우리 역시 당내 경선을 축제 분위기로 가져가기 위해 피켓 등을 허용했으나 다만 어제는 아프간사태가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느냐는 의견이 있어서 현장에서 하지 않도록 결정했다”며 “의사 전달이 충분히 되지 않았다. 당 지도부가 보기에 합당치 않았다면 캠프는 얼마든지 통제하고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 “오차범위 내 추격전이 벌어지자 리듬을 깨려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리듬대로 나가서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은 “이 전 시장 진영에서는 토론회도 안하겠다고 하고 합동연설회도 과열을 핑계로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것은 선거인단과 국민의 알권리를 거부하고 어두운 장막 뒤에서 밀실선거를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당 지도부는 후보가 어떤 생각을 갖고, 과거 어떻게 살아왔는지 등을 국민들이 투명하게 알고 투표에 임할 수 있도록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