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의혹사항을 규명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완벽한 검증자료를 보여주지 못하고 물러나는데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앞으로 후보들간의 공방은 직접 하든 알아서 하라” 

    후보검증청문회(19일)를 끝으로 활동을 종료하게 되는 한나라당 국민검증위원회는 18일 ‘빅2’에게 쏟아진 갖가지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의 어떤 결과물도 내놓지 못한 채 ‘사과’하는 것으로 검증 작업을 마무리했다. 안강민 검증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0일여일간 의 검증작업에 대해 보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검증위의 이날 보고에는 이명박 후보 22건, 박근혜 후보 12건의 의혹에 대해 검증을 실시했다는 내용은 있었으나 ‘검증 결과’는 빠져 있었다. 대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한계를 느꼈다”는 검증위 활동의 ‘애로사항’이 주된 보고 내용이었다.

    안 위원장은 특히 후보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검증위 활동의 가장 높은 벽으로 꼽았다. 그는 “수차에 걸쳐 관계자료제출을 요구했고 그 제출기한을 연장하면서까지 독촉했으나 이에 불응하거나 질문서에 대해 불성실한 답변을 보내곤 했다”며 “자료제출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에 제출했다고 발표하기도 하고 때로는 검증위의 독촉에 검증 목적과는 관계없는 자료를 제출하기도 하는 등 협조를 얻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실토했다.

    그는 “수사권이나 조사권이 없는 당 위원회로서는 필요한 공공기관의 자료에 접근하기가 거의 불가능했고 확인서 등도 제출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지인 등을 통해 설득해서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참고인 등 관계인들도 대부분 출석에 불응해 검증 실무위원들이 직접 찾아가서 진술을 청취해야 했다. 자료 확보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해야만 하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의 검찰 고소고발과 관련, “황당하기도 하고 검증위 자체의 존재의의마저 상실된 것이 아닌가 회의를 느낀다”며 “당의 후보결정에 외부세력을 끌어들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고 앞으로는 검증대상 중 상당수의 중요사항이 검증위와 관계없이 수사기관의 수사에서 밝혀지게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후보들간의 공방은 직접적으로 하든 언론을 통하거나 수사기관을 통해하든 모두 후보들이 잘 알아서 하리라 믿는다”며 “조사가 완료된 부분은 조사 자료를 통해, 조사가 미진한 부분은 의혹을 추궁하는 질문으로 내일 청문회를 통해 보여주겠다. 후보들의 답변과 태도를 보면서 현명하게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그러나 후보검증청문회에 대해 “실효성에 의심이 많이 간다. 과연 필요한가 하는 의문을 많이 갖고 있다. (이번 청문회가) 끝나고 나서 연구해야 될 부분이 아닌가 본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동안 몇 번이고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당 지도부에 전했다는 안 위원장은 당에서 검증위원장을 다시 맡아달라고 요청한다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 “임하지 않겠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나라당은 19일 오전 8시 30분부터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에 대한 국민검증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후보 검증 작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박 후보는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이 후보는 오후 2시부터 3시간동안 14명의 청문위원으로부터 그동안 제기돼 온 갖가지 의혹에 대한 질의를 받는다. 이날 청문회는 TV와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